설탕과 담배는 중독 담배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비흡연자의 피해가 명확하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뉴시스
설탕은 담배처럼 중독성이 강합니다.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설탕에도 담배처럼 세금을 매기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 건데요.
담배 한 갑에는 이미 세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세금을 올리면 담뱃값도 비싸지죠.
담뱃값은 2015년 1월 2500원에서 2000원이 올라 지금의 4500원이 되었는데요. 당시에도 '서민증세'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담뱃세 인상은 비교적 순조롭게 통과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가장 큰 차이는 '직접적 피해자'의 존재 여부입니다.
담배의 경우 간접흡연으로 인한 비흡연자의 피해가 명확합니다. 흡연이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담배 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쉬웠습니다. 반면
설탕 섭취는 기본적으로 본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행위입니다. 물론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가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있지만, 담배의 간접흡연 피해만큼 직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도입 당시의 정치적 환경과 사회적 공감대 차이도 중요합니다. 학술지 '더 컨버세이션'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덴마크 비만세 실패와 아일랜드 설탕세 성공을 가른 것은 과학적 근거가 아니었습니다. 비만세 도입 당시 덴마크에서는 육류·유제품 등 필수 식품이 과세 대상이 되면서 '가계 부담·일자리 타격'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이 형성됐습니다. 반면 아일랜드에서는 코카콜라가 아동 대상 광고로 비난받던 시기여서 '아동 비만 위기'가 전면에 부각됐고, 설탕세 도입에 대한 업계의 반발은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했습니다.
담배세 인상 당시에도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서민증세 꼼수'라는 비판, 역진세 문제 제기, 금연 효과에 대한 의문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담배의 발암 물질과 간접흡연 피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이미 확고했기 때문에, 담뱃세 인상은 "건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
설탕세가 담뱃세처럼 자리 잡으려면,
"설탕 과다 섭취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조사에서 응답자의 85.9%가 식품 첨가당이 만성질환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다만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세계 각국에서 설탕 규제 정책을 시행 중이라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한 점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