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뷰] LG화학 청주공장 장재화 부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4.30 06:07

수정 2014.11.07 14:42


LG화학 청주공장 주재임원인 장재화 부사장(53)은 ‘국 퍼주는 남자’로 불린다.

지난 1월 이 공장에 부임한 이래 매주 두번씩 야근자들에게 밤 1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손수 야식을 나눠준다. 현장 직원들의 얼굴도 익히고 이들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기 위해서다.

그는 현장과 사람, 그리고 이들의 고충을 잘 알아야 1류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야식당번으로 나서자 처음에는 낯설어 하거나 비꼬아 보는 시선도 있었다.부사장이나 되는 사람이 국을 푸고 반찬을 직접 배식하는데는 ‘감춰진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눈초리였다.

그러나 아랫사람도 대동하지 않고 운전기사도 모르게 밤늦은 시간에 혼자 현장 직원들을 만나는 순수한 마음은 직원들에게 차츰 알려졌다.


현장 밀착 경영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 철학은 현장 사람들과의 미팅으로 빼곡한 그의 한달 일정표에서도 잘 드러난다.그는 매월 2박 3일동안 실시되는 계장·반장 능력향상 과정에 직장 선배로서, 강사로서 꼬박꼬박 참석한다.교육이 끝나면 직원들과 삼겹살에 소줏잔을 기울이며 스스럼없이 이들과 이야기 꽃을 피운다.

품질혁신운동인 6시그마 프로젝트 담당자를 만나 아침식사를 같이하고 사전 통보없이 혁신활동 장소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현장 사람들에게는 남모르는 애환이 많이 있습니다.나의 역할은 그들의 마음속에 낀 구름을 걷어내 주는 것입니다.”

그는 현장 문제는 현장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이들에게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맡겼다.이를 통해 청주공장을 ‘일할 맛 나는 공장’,‘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공장’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장부사장은 선진기업 벤치마킹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일본 도요타 자동차 계열사인 기후차체사의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올 하반기부터는 사내 혁신학교를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이 과정에서 그는 부사장보다는 ‘고충 상담자’로, 현장 사람들과 동고동락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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