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웰컴 우즈”달아오른 제주도…초청료 150만弗 받고 최경주등과 한판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10 12:05

수정 2014.11.07 12:15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왜 경기에 나갑니까. 출전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것은 제 확고한 신념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신념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도 늘 말했듯이 2등은 싫다. 3등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 삶의 철학입니다”고 지난 96년 프로 데뷔전인 밀워키오픈에서 타이거 우즈는 대선배 커티스 스트레인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침내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세계 1위가 아닌 2위 신분으로, 12일 오후 5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해 역사적(?)인 2박3일간의 첫 한국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우즈의 방한은 14일 제주 라온골프장에서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그리고 ‘동병상련’의 박세리(27·CJ)와 상금 20만달러를 걸고 스킨스게임을 벌이기 위해서이다.

타이거 우즈. 그는 분명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런 그를 가리켜서 혹자는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에는 타이거 우즈 태풍이 불고 있다. 골퍼들이 모인 곳이라면 예외없이 타이거 우즈가 화두가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그가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준 일정

그는 도착 직후인 오후 7시부터 숙소인 제주 롯데호텔에서 국내 언론과 다른 세 명의 선수들과 함께 합동기자회견을 갖는다. 당초 주최측에서는 우즈 단독 기자회견을 모색했으나 우즈가 다른 선수들을 ‘들러리’로 만들지 말고 합동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역제안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대선수다운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우즈는 13일 오전에는 자신의 스폰서사인 나이키골프가 개최하는 골프클리닉에 참가해 원포인트레슨과 TV광고 등에서 보여줬던 갖가지 묘기도 실연한다. 오후에는 장소를 라온CC로 옮겨 아마추어골퍼 4명과 프로암을 갖는다. 우즈는 14일 오전 최경주, 박세리, 콜린 몽고메리와 공동으로 골프클리닉을 한 차례 더 가진 후 오전 11시부터 메인 이벤트인 스킨스 게임을 펼치고 나서 마지막 고별 기자회견을 한 후 던롭 피닉스오픈 참가차 다음 목적지인 일본으로 향한다.

■황제의 알현을 윤허 받은 행운아들

우즈로부터 프로암대회에서 한 수 지도를 받게 될 행운의 주인공들은 과연 누구. 베일에 가려있던 이들 행운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이들에 대한 골퍼들의 시샘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우즈와 1라운드를 하는데 6년8개월여간 매일 18홀씩 라운드할 수 있는 액수인 5억원도 불사하겠다는 제안마저도 이들은 물리쳤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우즈의 파트너로 낙점된 아마추어로는 대회의 공동주최사인 라온건설 손천수 회장, MBC 구본홍 보도본부장, 그리고 한국프로골프협회 박삼구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라온건설 손회장의 추천으로 막차로 합류하게 된 박재규 경남대 총장 등이다.

손천수 회장은 구력 20년에 핸디캡 5로서 지난 2001년에 부곡CC 클럽 챔피언에 오를 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파로서 생애 베스트 스코어가 3언더파69타다. 사장 등 여타 임원들이 골프를 하지 않거나 하이 핸디캡퍼인 관계로 어부지리로 행운을 잡게 된 구본홍본부장은 구력 18년에 핸디캡이 10이다.

박삼구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추어 고수이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골프 마니아. 그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 70대 초반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의 박총장은 구력 33년에 핸디캡이 7인 아마추어 고수로서 ‘창피를 당하지 않기 위해 현재 열심히 칼을 갈고 있는 중’이라고.

■입장권 1장 가격이 1회라운드 비용인 20만원

주최측은 유료 입장객 2000명에다 취재 기자 및 대회 관계자를 합해 총 300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했다. 이는 신변안전을 우려한 우즈측의 요구와 다른 대회와 달리 한 팀이 경기를 펼침으로써 일시에 갤러리가 몰리게 돼 안전사고가 염려되기 때문. 그래서 주최측은 소수 입장에 고액 입장료 전략을 선택하게 된 것.

1장 가격이 20만원으로 역대 국내서 개최된 골프대회 중 최고가를 기록하게 됐다. 이 입장권을 소지한 입장객은 점심은 공짜. 점심식대가 입장권 가격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우즈의 출연료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0만달러. 타이거 우즈가 과연 이 상금에 욕심이 나서 한국에 왔을까. 게다가 이 대회 상금 전액은 불우아동돕기 성금으로 기탁된다.

우즈는 거액의 ‘초청료(appearance money)’를 받고서 왔다.
자그만치 150만달러나 된다. 그것도 우즈가 일본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잠시 들러 준 것이라 ‘정상가’의 절반으로 할인된 가격이라는 후문. 게다가 우즈는 1박에 580만원인 제주 롯데호텔 로열스위트룸을 무료로 제공받게 된다.
그리고 우즈는 120명의 경호원들로부터 제주를 떠날 때까지 철통 경호를 받게 된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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