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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신년기획-乙酉年 건강캘린더]건강지킴이 으뜸은 ‘예방’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2.30 12:18

수정 2014.11.07 11:03


해가 바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강이다. 올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새해 소망으로 건강을 꼽는다. 그만큼 인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럼 ‘건강 지킴이’의 대표주자는 무엇일까. ‘예방’이 으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절별 질환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보통 봄에는 꽃가루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더운 여름에는 음식물에 의한 질환, 가을철에는 일본뇌염 등이 자주 발생하는 등 1년을 주기로 주의해둘 질환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의 1년 건강계획을 세우는데 필요한 건강캘린더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에게 들어본다.

■1월

실내외 기온차가 심해지고 내부 습도가 떨어진다. 코나 기관지 점막이 마르고 세균이나 이물질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줄어 저항력이 떨어진다. 집먼지, 집먼지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므로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 천식 환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항상 신선한 공기와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가급적 비누 목욕은 삼가며 목욕 후 베이비 오일 등으로 피부의 수분 손실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 고혈압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보온에 힘써야 하며 항고혈압제도 잊지 말고 복용하자.

■2월

빙판이나 눈길에서 넘어져 타박상, 골절상을 입기 쉽다. 날씨가 춥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절과 신체의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 특히 한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건강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잘 아는 단골 의사에게 자신에 맞는 선별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위암은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술을 받고 대장암 검사를 위해서는 매년 대변잠혈검사, 5∼10년 간격 S결장 또는 대장조영술, 10년 간격 대장내시경을 받아야한다.

또 2월에는 설날이 있다. 명절만 되면 ‘명절 우울증’에 걸리는 주부들이 많이 생겨나므로 가족간의 대화와 가사노동의 분담 등이 필요하다.

■3월

일교차가 10℃ 이상 차이가 나고, 기후 변화가 심해 신체 리듬이 일시적인 혼란을 겪는 시기다. 생리적인 부적응으로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잠복해 있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일교차가 심할수록 몸의 보온에 신경 쓰고 사람들이 밀집된 장소에 가지 않는 게 좋다.

또 봄 기운에 몸의 신진대사가 이완돼 식곤증이 생기기 쉽다. 이를 이기려면 매일 3회 규칙적으로 식사하되, 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험생이나 직장인이 아침을 굶는 것은 금물. 위장 손상은 물론 혈당치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기력증을 초래한다. 점심은 저지방식의 담백한 메뉴가 좋다. 식사량은 아침, 점심, 저녁을 1대 1.5대 1.5로 먹는 게 이상적이다.

■4월

4∼5월 중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기 쉽다. 꽃가루는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화분증을 일으키며 천식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전신 피로감 등이 알레르기 주증상으로 나타난다. 식욕이 떨어지고 코막힘 소리를 내기도 한다. 되도록 창문을 열어놓지 말고 가능하면 실내에서는 공기 정화기 등을 사용해 알레르기성 물질을 걸러내야 한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실내에서 금연은 필수다.

피부 알레르기의 경우 피부반응 검사로 원인 꽃가루를 알아내 치료할 수 있으나, 호흡기 계통은 외출을 삼가는 등 주변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5월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다.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 등에 의해 물리는 사고가 많아지는 것도 이 때다. 야외 활동시 주변의 곤충, 벌레, 뱀 등에 주의하고 물렸을 경우를 대비해 응급 처치 방법을 익혀둬야 한다. 또 갑자기 늘어나는 활동으로 인한 과로방지, 피로회복에 힘써 주는 것이 좋겠다.

또 홍역, 수두, 볼거리 등 소아전염병이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취학아동의 경우 2∼3월에 미리 예방 접종을 해놓으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월

일본 뇌염이 유행하기 시작하기 한 달전인 6월부터 예방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3세 이상의 모든 소아가 접종 대상. 처음 접종할 경우에는 1∼2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이후에는 1년에 1회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뇌염모기는 대개 7∼8월에 발생하고 1개월간 잠복기를 거쳐 8∼10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초기에 두통과 열이 나며, 심하면 언어장애와 혼수상태를 초래한다.

가을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는 임신 3개월 전쯤인 6월에 풍진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임신 초기에 풍진에 걸리면 태아가 소뇌증, 정신박약, 정신운동 발달장애, 선천성 심장병 등을 안고 태어날 위험이 높다.

■7월

장마철이 되면서 각종 식중독을 비롯해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많아진다. 음식물을 가능한 끓여 먹어야 한다. 특히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어패류를 날로 먹었을 때 잘 생기므로 생선회 등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처럼 균이 만드는 독소가 원인인 경우에는 음식을 끓인다고 독소가 없어지지 않으므로 끓인 음식이라고 믿는 것은 금물이다.

냉장고를 맹신해서도 안된다. 음식 조리 전이나 배변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도상구균의 경우 절반 정도가 손에 이 균을 가지고 있어 음식을 조리할 때 음식물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

산이나 바다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는만큼 결막염 등의 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수영장을 찾았을 때는 수영 후 깨끗한 물로 눈을 씻어 결막염을 막아야 한다. 주변의 결막염 환자도 피하고 음식점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거나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아야한다. 또 물놀이를 할 때는 귀마개를 하는 게 외이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 많이 하는 일광욕할 때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 첫날에는 20∼30분 정도, 다음날부터는 피부가 그을릴 때까지 30분 정도씩 매일 늘리는 것을 권장한다. 썬크림은 일광차단지수(SPF)가 15 이상인 것을 사용하며 2시간 마다 수시로 발라준다.

■9월

선선한 날씨에 추석 성묘나 단풍구경 등으로 야외에 나갈 기회가 많은 달이다. 이 시기에는 야외에서 걸릴 수 있는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쓰쓰가무시병 등 3대 전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8월쯤 예방주사를 통해 면역력을 길러주는 게 좋다. 야외나들이 때는 되도록 풀밭에 앉지 말고, 귀가해서는 반드시 옷을 털어주고 세탁해야 한다. 피부노출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추석에는 귀향길 장거리 운전, 오랜만에 친척들과 음주를 하며 밤을 지새우는 등 육체적인 과로로 건강을 해치고 몸의 저항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추석은 토,일,월로 예년에 비해 짧아 너무 무리하면 피로가 더 쌓일 수 있기 때문에 피로하지 않도록 한다.

■10월

본격적으로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이 때부터 점차 일교차가 심해지므로 심혈관계환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또 65세 이상 노인, 당뇨병·신장병 환자,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6개월∼18세 소아나 청소년 등은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12월 중순부터 다음해 3월 초순까지 독감이 유행하기 때문에 10월부터 11월 말까지는 독감 예방 접종을 실시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은 2주가 지나면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개월 후 가장 효과가 좋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연령별, 시기별로 예방접종 스케줄을 맞춰야 한다.

■11월

가을에서 겨울로 전환되는 계절이다. 기온차가 심해지고 건조해짐으로 환절기 질환이나 안구건조증, 피부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또 등산 등 야외활동시에는 추위에 대비한 장비를 꼭 갖춰 저체온증 등을 예방해야 한다.

난방이 시작되면서 실내공기가 건조짐에 따라 안구나 피부건조증이 생기기 쉽다. 렌즈 착용자는 식염수나 인공눈물을 통해 눈의 습기를 조절해주고, 과다한 컴퓨터 사용이나 TV시청을 자제해야 한다. 피부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잦은 목욕을 피하고 보습비누나 오일을 사용하는 게 좋다. 가습기나 적절한 환기를 통해 실내공기를 조절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12월

평소 따뜻한 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발병하기 쉽다. 평소 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는 사지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일교차가 심할수록 발병율이 높은 게 바로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는 국내 사망원인 1위로 꼽힐만큼 흔하다.
뇌졸중 환자가 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시야장애가 생기는 등 전조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송년모임이 이어지면서 간이 손상되기 쉽다.
잦은 음주는 명치가 아프고 구토가 나는 췌장염을 일으키거나 심장근육에 손상을 주므로 주의한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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