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바이오 벤처’ 붐 재연되나 촉각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10.06 13:46

수정 2014.11.07 13:24



벤처업계의 이목이 오는 13일 열릴 바이오벤처 3개사에 대한 코스닥 상장 심사에 온통 쏠려있다. 이날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벤처인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바이로메드, 바이오니아의 코스닥 상장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 이들 업체들은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수익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코스닥 진입이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이번에 상장이 결정될 경우 ‘기술성 평가’를 통한 첫 상장이 된다는 점에서 ‘바이오 붐’을 일으키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벤처업계 ‘이목 집중’

현재 코스닥행을 준비중인 바이오벤처들은 항체신약 개발업체인 랩프런티어, 차바이오텍, 지니스생명공학, 바이오리더스, 펩트론, 메디톡스, 쎌트리온, 툴젠, 아미코젠, 네오팜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나름대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아직 수익성 요건을 맞추기는 어려운 상황.

이번 상장심사 결과에 따라 자신들의 코스닥진입 여부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바이오벤처업체 한 대표는 “이들 업체들의 상장 타이밍이 아주 좋다”며 “기술성 평가를 거쳐 바이오벤처 1호 상장업체가 탄생하면 바이오벤처 상장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푸는 ‘바이오 대박’ 꿈

특히 바이로메드와 크리스탈지노믹스에 투자한 우리기술투자, 한림창투 등은 한층 고무돼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크리스탈지노믹스에 15억원을 투자, 상장시 원금의 3∼4배에 달하는 수익을 낙관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건이 회수된다면 투자조합 전체의 수익률을 만회할 수 있을 만큼 좋아질 것”이라며 “과거에 투자한 바이오업체인 뉴로텍, 웰진 등도 우회상장을 통한 회수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에 각각 5억원, 8억원을 투자한 한미창투, 한림창투도 코스닥상장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한림창투는 크리스탈지노믹스 이외에 바이로메드, 아미코젠 등에도 투자한 상태다.

MVP창투와 보광창투는 올해 대표적인 ‘바이오투자 대박’ 케이스. MVP창투는 상장된 제대혈업체 메디포스트에 4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보광창투 역시 지난 2000년 메디포스터에 11억원을 투자, 15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앞으로 60억원 이상의 추가수익이 예상된다.

한국기술투자는 라이프코드인터내셔날 우회상장을 통해 투자금의 10배에 달하는 117억원을 거둬들였다.

산은캐피탈은 오는 25일 상장예정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지난 2001년 10억원 투자)로부터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6억원을 투자한 다산벤처(한국벤처투자에 흡수)도 짭짤한 수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투자 붐 재연될듯

이에따라 벤처캐피털은 지난 3년간 중단하다시피했던 바이오투자에 새롭게 나서고 있다. 일부 벤처캐피털은 바이오투자팀을 새로 만들거나 전문심사역을 영입,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2개의 대형 바이오펀드가 결성돼 바이오벤처의 자금난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보인다.

산은캐피탈은 사상최대인 400억원 바이오전문펀드를 지난 8월 결성, 투자를 진행중이다. 인터베스트는 280억원 규모의 바이오전문펀드를 오는 10일에 결성한다. 또 한화기술금융, 한미창투, 무한투자 등 4개사는 400억원 규모의 바이오펀드 공동결성을 놓고 규모와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베스트 바이오전문 심사역은 “지난 3년간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제대로 투자를 못받아 ‘배가 많이 고팠다’”며 “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바이오벤처들로부터 투자의뢰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기술금융은 올 상반기에 바이로메드, 아미코젠, 펩트론 등 3개사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바이로메드는 곧 상장돼 단기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무한기술투자도 바이로메드를 비롯해 제넥셀, 펜제노믹스, VGX 등에 투자했다. 이중 에이즈와 C형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VGX에는 올들어 바이넥스트창투(10억원), 한국기술투자(5억원)가 투자했다.


■과도한 바이오열기 우려도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오거품’ 재연을 우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이 좋다보니 장외시장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실적이 나는 업체는 평가가치가 높아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바이오벤처 대표는 “정보기술(IT)업체들까지 요즘 ‘바이오’투자를 넘보고 있다”며 “자금을 출자받아 딴짓하는 행위는 철저히 막아야 하며 그동안 자금이 부족해 쩔쩔맸던 바이오벤처들도 수혈된 자금으로 연구개발에 써야 할 것”이라고 최근 바이오업체의 인수합병(M&A) 붐을 꼬집었다.

/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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