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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中 왜곡된 성장의 단면/김대광 베이징특파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18 14:54

수정 2014.11.06 05:44



중국 정책 당국이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시장개방 압력, 환율문제, 빈부간 격차, 노동조건 개선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특히 고정자산 투자가 매우 가파르게 늘고 있고 은행의 신용대출 급증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제수지 흑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1·4분기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증가 속도는 약 30%에 달한 반면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속도는 10.2%에 불과해 투자 과열을 진정시킬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고정자산 투자의 급격한 증가는 필연적으로 생산 과잉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생산능력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낳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 경제성장을 해칠 수 있다.

고정자산 투자 과잉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은행 신용대출의 급증 역시 인플레이션과 경제질서의 혼란 및 경제 구조의 왜곡을 가져 올 수 있다.
특히 투자 및 융자에 대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업 전반에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데 중국 정책 당국의 고민이 있다.

경제구조의 전략적 조정과 산업 전반에 대한 국제 경쟁력 제고는 중국이 항상 추구하고 있는 정책의 핵심사항이다. 그러나 일부 산업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맹목적 투자는 생산설비 과잉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국내시장은 소비구조의 변화와 공업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자동차 등 산업분야가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들 산업 분야에 대한 급속한 투자 증가 문제는 지난 2003년 1차적으로 투자에 대한 조정정책이 시행돼 어느 정도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중국 정부는 대표적 생산능력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거나 예상되는 철강 전해동 자동차 시멘트 방직 등 13개 산업 분야를 공표하고 이들 산업 분야에 대한 전면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특히 과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일부 산업 분야에 대한 생산능력 과잉 문제는 중국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판단하고 대응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카바이트·주철·코크스·자동차 등의 산업분야의 생산능력 초과는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시멘트·석탄·전력·방직 등의 산업 부문 역시 계획 중이거나 건설 중인 규모를 감안하면 생산 과잉은 불 보듯 뻔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 산업의 생산 능력 과잉 현상을 보면 먼저 철강의 경우 현재의 생산능력이 이미 시장 수요에 비해 1억2000만t을 초과하고 있으나 700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이 건설 중에 있다.

자동차의 경우 ‘11·5 규획’ 기간이 끝나면 중국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2000만대 규모로 실수요량의 2배가 넘게 된다. 현재 자동차 생산 능력으로도 200만대 정도의 생산과잉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재 건설 중인 생산능력이 220만대 그리고 계획 중인 생산능력은 800만대 규모다.

또한 코크스의 경우는 이미 24% 정도의 생산 과잉을 보이고 있음에도 3000만t 규모가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실정으로 생산 능력 과잉 문제는 향후 2∼3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는 ‘생산능력 과잉 산업분야 구조조정 추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이들 산업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시멘트·알루미늄·주철·코크스 등에 대해서는 국가 발전 및 개혁위원회에서 이미 구체적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치를 취한 바 있고 이외의 산업분야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생산능력 과잉 산업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은 생산능력 총량에 대한 조정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의 선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대형화된 기업, 선진기술과 환경보호 기술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소형 기업, 후진적 기술 및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들을 합병하게하거나 도태하게 함으로써 전체 산업 분야의 선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일정 범위에서의 생산능력 과잉은 시장경제 체제의 필연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의 경쟁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산 능력의 과도한 초과나 추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없다면 결국 가격의 하락과 기업 이윤의 감소 및 도산에 따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의 이들 산업에 대한 투자와 생산능력에 대한 적극적 개입은 생산 능력 과잉과 수요와 공급간 불균형이 가져올 전체 경제운용에 대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전체 산업에 대한 구조 조정을 가속화함으로써 왜곡된 경제성장 방식을 바로 잡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 chinad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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