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대형건설사 지방에 본사 까닭은…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6.12 15:13

수정 2014.11.06 04:33



‘포스코건설, 금호건설, 한진중공업, 한화건설, 태영은 지역건설업체(?)’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 중에서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분사를 지방에 둔 건설사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건설사가 지방에 본사를 두게 된 사연도 가지가지다.

시공능력 순위에서 7위의 포스코건설 본사는 경북 포항이다. 포스코건설이 포항에 본사를 두게 된 사연은 포스코 제철공장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맡아 수행했던 포항제철 공장 확장공사를 지난 92년 12월 완료했지만 당시 맡고 있던 대부분의 업무가 제철소 공장과 관련된 것이어서 그대로 눌러 앉게 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제철소 공장과 관련된 업무가 없지만 지금은 지역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옮길 수도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이같은 점을 고려,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지역출신 학생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있다.

한화건설도 과거에 한국화약 공장이 있던 인천 인근의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 2001년 ㈜한화 건설부문에서 ㈜한화건설로 분사하면서 본사 기능은 모두 서울로 옮겨 왔지만 본사 주소지는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태다.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금호산업은 창업회장의 고향에 본사를 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 박인천 창업주는 전남 나주 태생으로 광주를 발판으로 해서 현재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일궈냈다”면서 “이같은 창업주의 뜻을 기려 본사를 나주시 송월동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그러나 수주 및 영업활동 등 모든 기능을 서울에서 수행하고 있다.

‘경남 아너스빌’로 유명한 경남기업은 예전 합병주체였던 대아건설 본사 주소지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대아건설은 경남기업 인수합병 당시 충남 아산시 온천동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경남기업측은 “본사 기능은 모두 서울에서 수행하고 있고 아산은 법인세 등 세금을 내는 최소한의 기능만 두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수주 및 영업활동 때문에 본사를 지방에 두는 건설사도 있다. 신동아건설은 서울 용산구 용산동 6가동에 신동아쇼핑센터에 모든 부서가 입주해 있다. 하지만 본사 주소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으로 그곳에는 창고 형태의 사무실만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사입찰 등에서 지역업체 가점이나 지역의무 공동도급 등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 본사를 둔 태영 역시 공사수주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경기도내에서 발주되는 상·하수도 및 쓰레기 소각장 등 환경관련 시설 수주에서는 단연 태영이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시 영도구 봉래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최근 이 문제로 지역 건설사들과 대립하고 있다. 부산시가 서울소재 대형건설사들의 재개발 싹쓸이 현상을 막기 위해 지역 건설사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역 건설사들은 “한진중공업내 중공업과 건설부문 대표이사가 따로 있고 건설부문은 주소지가 서울 광진구로 돼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진중공업측은 “지방세는 부산시, 건설실적은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에 신고하고 있고 전체 본사 주소지도 부산으로 돼 있다”고 반박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