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스닥시장 10년을 돌아보여/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코스닥시장이 어떻고 하는 소리를 옆에서 듣던 한 주부가 묻는다. “무슨 닭 이름이 그래?” 이처럼 지난 96년 출범한 코스닥 시장은 한때 조류와 관련한 시장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으면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코스닥 시장이라는 이름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벤처붐이 한창이던 지난 99년쯤이었다. 새롬이니 다음이니 하는 기업들의 주식이 무서울 정도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은 꿈과 대박의 상징이 되었다. 여유 자금이 있는 직장인치고 장외 주식에 일부 투자를 안 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끈뜨끈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주식 조금 있으면 코스닥 간대”라는 말은 곧 대박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이 대박의 꿈은 또한 허무한 종말을 향해 치달았다.

지난 99년 5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전 세계적 닷컴 및 정보기술(IT) 붐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던 장은 2000년 3월10일에 사상 최고치인 2834를 기록하였다. 98년 말 지수가 751이었던 것을 보면 그 열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시장 활황에 따른 신규 상장 기업의 급증으로 주식공급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미국의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IT 버블 붕괴 및 벤처 비리 등으로 2000년 말 지수는 525까지 하락하였다. 불과 9개월 만에 고점 대비 18%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너무나도 극적인 모습이었다. 그 후 장기간 침체 국면을 겪으면서 지수는 2004년 8월4일 사상 최저인 324를 기록하기도 하였지만 2004년 말부터 상승세를 나타내어 2005년 세계 주요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회복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드 버블 부동산 버블과 함께 국민의 정부 3대 버블로 불리는 코스닥 거품의 후유증은 컸지만 그러나 이 거품은 우리에게 900여개의 기업들을 남겼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지금까지도 건실하게 영업 활동을 하면서 대형 우량 기업으로 커가고 있는 것을 보면 순전히 거품만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이제 코스닥시장이 개장 10주년을 맞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듯 시장은 건실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더욱 전진하고 도약하기 위해 이 시장은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코스닥 시장에서는 신뢰성의 강화가 필요하다. 아직도 코스닥 하면 정보의 불투명성과 투기장화된 주식시장이 연상된다.

시장 감시 기법들을 지속으로 개발하여 신종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되 현물 및 선물 시장간 연계를 통한 불공정 거래의 적발 능력이 제고되어야 한다. 또한 우회상장 관리 및 퇴출제도 개선을 통해 부실 기업의 지속적 퇴출을 강화시키는 등 각종 시장 건전화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첨단기술주시장으로서의 브랜드 강화가 필요하다. 이 시장을 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벤처 핵심분야 및 첨단산업 관련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을 리드할 기술주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이 필요하다.

셋째, 안정적 수요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거래부진종목에 대한 유동성 공급자(LP) 제도 및 개별주식옵션 도입 그리고 대차거래 및 파생상품 활성화를 통한 유동성 증대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국제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품, 투자자, 회원의 국제화를 추진하되 동북아 첨단기술주를 유치하여 동북아 신시장 허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원격지 회원제 도입이나 해외 주요 거래소와의 전략적 제휴가 매우 시급하다. 이제 10주년을 계기로 또 한 번의 10년을 준비하는 코스닥 시장이 그간의 아픔을 딛고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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