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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日 신소비계층,단카이세대/이경환 도쿄통신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7.06 15:15

수정 2014.11.06 03:19



지금 일본은 ‘단카이세대(團塊世代)’ 시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단카이세대란 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7∼49년 폭발적인 출생률을 보인 약 680만명의 노년층을 이르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950년 출생자도 포함해 단카이세대로 정의되곤 한다. 1947∼50년에 태어난 약 1000만명의 거대 시장인 단카이세대. 정년퇴직을 앞두고 이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본 경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카이세대를 겨냥한 상품, 서비스 등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단카이세대의 퇴직금은 앞으로 3년간 50조∼80조엔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약 300만명이 거액의 퇴직금을 손에 넣는 것이다. 이 세대는 젊었을 때부터 독자적인 문화 및 유행을 만들어 왔다. 양적인 측면에서 왕성한 소비를 통해 일본경제를 지탱해 온 세대다. 기업들이 이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기존의 노년층과는 다른 소비문화를 형성할 것이고 일본 산업에 미치는 파장 또한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고회사 덴쓰는 2007년 전후로 단카이세대의 정년퇴직을 통한 경제효과가 15조엔이 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일본경제의 0.6% 성장에 맞먹는 규모로 특히 주택·부동산, 금융상품, 여행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행분야 1조1000억엔, 금융분야에 6700억엔, 학습분야에 5100억엔의 경제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 업계를 보면 단카이세대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마쓰다의 ‘로드 스타’라는 스포츠카의 경우 발매 1개월 후 누계 수주로 월간 판매목표 360대의 5배를 넘는 1900대까지 판매 실적을 올렸는데 구입자의 상당수가 단카이세대를 포함한 50세 이상이었다. 단카이세대의 경제력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단카이세대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현실적인 시각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마케팅조사 회사인 JMR생활총연구소의 소비자 생활조사에 의하면 단카이 세대중 1년 전보다 지출이 늘어난 세대는 14.4%로 전체의 27.3%를 밑돌았다. 또 이 세대는 퇴직금과 유산상속 등으로 평균 1650만엔을 손에 넣게 되어 경제적인 여유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소비하는 돈은 그 중 10% 정도로 나타나 과연 폭발적인 소비 효과가 나타늘지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도 있다.

단카이 세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든 작든 이들이 막대한 여유 자금을 통해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예전보다 높아질 것임에 틀림없다. 이들은 정년 후 하고 싶은 일로 취미·학습(53%), 직장생활(27%), 봉사활동(17%), 휴식(16%), 해외 장기체류(8%), 귀향(4%)을 꼽았다.

전체 과반수가 취미생활을 원하고 있는데 특히 여성 비율이 62%로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단카이세대 남성의 경우, 평생 사회와 가정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정년을 계기로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루고자 하는 꿈을 지니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꿈을 파악하여 사업 수단으로 삼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는 현실적인 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지금은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불가능했던 자신을 꾸미는 것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단카이세대는 젊을 때부터 강한 자기 과시욕과 탐구심을 지닌 소비자들이었다. 이 때문에 종전의 노년층과는 다른 삶의 질을 추구하기 원한다. 어떤 의미에서 소비의 실세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매출로 즉시 연결될 수 있다. 전체시장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노년층 문화에 몰두하는 단카이세대의 이런 특징은 일본만의 현상이 아닐 것이다. 한국의 50세 이상 노년층에도 일어날 수 있는 성향이다.
이같은 성향을 주목하고 이들의 자기실현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먼저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노년층 시장이라는 새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leehw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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