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佛,공공장소 흡연 전면금지/안정현 파리 특파원

내년부터 프랑스의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된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최근 프랑스 3개 방송사가 주관한 한 인터뷰에서 내년 2월1일부터 프랑스 전역의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된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이 조치는 모든 공공장소와 학교 및 대학은 물론이고 바, 레스토랑, 디스코테크 등과 같이 흡연이 일상적으로 용인되는 장소에서도 적용된다. 이 조치가 시행된 뒤에는 공공장소에서 흡연으로 적발될 경우 흡연자는 75유로, 업주는 150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바와 레스토랑, 디스코테크 등 흡연이 일상화되어 있는 장소는 11개월의 유예기간을 받게 됨에 따라 실제 전면적인 금연 조치는 오는 2008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따라서 2008년부터는 프랑스 공공장소에서 흡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것까지 금지의 대상이 되지는 않으며 공공장소라도 법 규정을 충족시키는 흡연구역에서의 흡연은 처벌받지 않는다.

사실 흡연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도 오래 전부터 금연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최근 몇 년 사이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인상한 결과 현재 유럽에서는 영국 다음으로 담배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간접흡연의 심각함 또한 국민들 사이에 널리 인식되고 있다. 이미 지난 91년 사무실 등 노동 장소에서 흡연을 제한하는 법률이 제정된 바 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에는 실행상의 어려움 등으로 그동안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다가 이번에 시행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담배 판매업자, 식당, 호텔업 종사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번에 전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던 것은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드 빌팽 총리는 프랑스에서 하루에 13명 이상, 연간 5000명 이상이 간접흡연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큰 힘을 실어줬다. 프랑스 국민의 75%가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에 찬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프랑스 하원 산하 흡연 태스크 포스는 내년 9월부터 전면적으로 공공장소에서 금연 정책을 시행할 것을 권고해 왔다. 그러나 드 빌팽 총리는 이보다 앞당겨 내년 초부터 실행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 있을 대선과 총선 등 일정을 고려할 때 9월은 양대 선거 직후로 실행 여부가 다시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압도적인 지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 당장 시행하더라도 내년에 있을 선거에 여당에 불리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전격적인 시행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금연을 확산해 나가기 위해서 금연 치료용약 및 패치 구입에 의료보험을 일부 적용해 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연간 1억유로의 예산을 책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관련업계의 반발 또한 거셀 전망이다. 우선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업계는 담배 판매상들이다. 전국에 허가받은 3만1000여 담배상들은 벌써부터 울상이다.

이미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담뱃값 인상으로 지난 2003년 이후 매출이 32%나 급감하고 이 과정에서 벌써 1500여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이들은 그동안 공공장소 금연조치가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유예기간을 줄 것을 희망해 왔었다.

카페나 바의 운영업자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특히 법으로 규정된 엄격한 환기시설을 갖춘 흡연실을 설치하는 것은 재정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전체의 2∼3% 업소들만이 이 같은 시설을 갖출 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관련업계가 현재 수준의 매출액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차선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국 호텔업 연합의 프란시스 아트라직 부회장은 정부가 유예기간을 주는 것 외에는 전혀 다른 고려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미 유럽 여러 나라들이 공공장소에서의 전면적 금연을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 예정이다. 2004년 3월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노르웨이, 이탈리아, 스웨덴 등이 뒤를 이었고 내년부터는 영국과 리투아니아 등도 금연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제 공공장소 금연은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junghyu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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