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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CEO에 듣는다] 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20년동안 ‘심장’ 한우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27 17:30

수정 2014.11.04 15:55



“심장이라는 한 우물만 팠습니다.”

경기 부천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은 오늘의 명성을 얻게 된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82년에 설립된 부천세종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심장병 특수진료기관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심장전문병원이다. 세종병원의 연평균 수술 건수는 1300건 이상에 달하고 2004년 2월에는 국내 최단 기간 심장수술 2만례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세종병원은 하루 평균 개심술 5건, 심혈관조영술 20건 이상을 시행하고 있으며 심장수술 성공률에서도 98%를 기록, 내로라하는 대학병원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대학병원이 아닌 개인병원에서 이렇게 많은 심장수술을 시행한 경우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20여년 전 심장이라는 분야를 개인병원에서 전문으로 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 의료 취약지역에 짓는 병원에 한해 정부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해 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심장이라는 분야만 전문으로 하지 않았다면 다른 중소병원처럼 경영난을 겪었을지 모른다.

당시 신생아 120만명 중 0.8%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수술을 할 수 있는 대학병원이 몇 군데 되지 않았다.

“심장병 환자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당시 한 해 8000명이나 되는 어린이 심장병 환자가 발생했고 20년 후에는 후천적으로 심혈관계 질환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어요. 정확히 맞아떨어졌죠.”

심장수술은 심장을 마취시키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이 때문에 박이사장은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세종병원은 현재 시급을 다투는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한 대에 20억원이 넘는 심혈관 영화촬영장치 3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응급환자의 적절한 치료와 안정을 위해 병상당 1억원 상당의 심장병 중환자 병상 42개를 운영하고 있다. 심장질환과 관련된 이 정도 규모의 장비와 시설은 국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다. 수술 진행에 따라 온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공기정화기도 세종병원에 국내 처음으로 설치됐다. 최근에는 심장질환 치료 후 환자들의 운동능력 회복을 위한 ‘전문 심장재활 프로그램’을 도입, 가동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부검률이 가장 높은 병원으로도 유명하다. 심장수술에서 실수를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망환자의 심장을 부검, 연구하고 기록해 왔기 때문이다. 세종병원의 심장 부검연구는 1995년 ‘3-Day Seminar’라는 전국 규모의 부검 세미나로 발전했으며 다시 1999년 세계 규모의 ‘심장해부학 국제세미나’로 발전했다.

이외에도 박이사장이 게을리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심장수술을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 개원할 때부터 8700여명이 박이사장의 도움을 받았다.


부천세종병원은 이제 한 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다른 곳에 심장병원을 하나 지으려고 땅을 보러 다니는 중입니다.
5년 안에는 또 다른 지역에서 세종병원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세종병원 연혁

1982년 8월 세종병원 설립

1983년 1월 개심술 최초 시행(승모판협착증)

1984년 9월 심장병연구소 개설

1987년 3월 동물실험실 개설

1994년 4월 민간병원 최초로 심장이식수술 성공

1996년 7월 일본 Nikko기념병원과 자매결연

1997년 3월 심장수술 1만례 돌파 기념자축연

1998년 1월 응급의료센터지정(보건복지부)

2000년 1월 중국 하얼빈시 제일의원과 자매결연

2003년 4월 건강증진센터 개원

2004년 1월 심장수술 2만례 달성

2004년 11월 해외 심장병어린이 무료수술 200명 달성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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