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스키장은 12월 초부터 본격 개장하는 곳이 많다. 스키시즌에 돌입한 것이다. 특히 내년 1월에는 엘니뇨 현상으로 영동 지방에 눈이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스키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하얀 설원 위에서 스피드를 즐기다 자칫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상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얼마나 다치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유재철 교수팀이 휘닉스파크 의무실을 이용한 지난 2004년 시즌 스키장 부상자를 조사한 결과 스노보드 이용자는 1000명 당 3.4명꼴로, 스키는 3.0명으로 조사돼 스노보드의 부상률이 좀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전체부상자 중 70%는 인대손상이었으며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골절사고가 1.6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기별로는 시즌초 보다 스키나 스노보드가 익숙해져 스피드를 더욱 즐기게 되는 시즌 끝무렵이 사고가 잦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2004년 시즌 휘닉스파크를 이용한 125만 5109명 중 의무실을 찾은 413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단순 종목별 부상자는 스키가 1150명, 스노보드가 2983명으로 스노보드가 3배 가까이 부상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04 시즌 이용객의 스키 대 스노보드 비율이 3대 7인 점을 감안하여 1000명당 부상률로 환산하면 스키 3.05명, 스노보드 3.40명으로 조사돼 스노보드가 다소 많다.
특히 부상자 중 인대손상 환자는 전체부상자의 70%를 차지했다. 인대손상 환자는 2912명(70%)이었으며, 뼈손상을 입은 골절환자는 1221명(30%)으로 조사됐다. 또 월별로는 11월, 12월, 1월에 비해, 2월과 3월에 환자 발생률이 더 높았다. 이는 개장 초기에는 이용객이 붐벼 서로 충돌 등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가 많았으나 2, 3월에는 시즌 초기에 배운 실력을 과신해 능력보다 과도한 스피드를 즐기다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또 날씨가 풀리면서 설질(雪質)이 떨어져 곳곳에 결빙지역이 생기면서 사고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부상을 줄이려면
부상을 줄이려면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잘 착용하고 자기 수준의 슬로프를 선택해야 한다. 또 부상 후 대처도 중요하다.
무릎 연골판이 손상되면 아픈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찜질과 파스를 바른 후 휴식을 취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증세가 호전돼 부상자들은 완쾌되었다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연골판 손상은 제대로 치료 받지 않으면 손상 부위가 넓어지면서 관절염으로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엄지손가락 골절도 스키어들이 넘어지는 순간 스키폴의 끈이 손가락에 말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단순히 손가락이 삐었다고 생각해 지나치는 쉽다. 하지만 방치된 인대 손상은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상 즉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스노보드에서 많이 발생하는 손목골절은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지 않고 스노보드를 즐기기 때문이다. 다리가 고정된 스노보드의 경우 넘어질 때 몸을 손으로 받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손목 보호대는 과격하게 꺽이는 손목을 고정시켜주므로 꼭 필요하다. 만약 손목 골절이 일어났다면 냉 찜질을 통해 붓기를 풀어주며 가까운 의무실을 찾아가 손목을 고정해야 한다.
보더들은 척추 부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은 스노보드를 타면서 점프와 같이 다양한 공중 묘기를 부리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이 높다. 점프 후 몸의 균형을 잃어 착지를 잘못하면 그 충격이 그대로 척추에 전달돼 척추골절을 입을 수 있다. 척추 골절은 심할 경우 하반신 마비와 같이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자신보다 큰 장비를 이용할 경우 몸이 제대로 고정되지 못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또 본 운동을 하기 전 20분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 추운 날씨로 인해 긴장된 몸의 근육을 풀어야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다 중심을 잃게 되면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보다 안전하게 넘어지는 편이 낫다. 넘어지지 않으려 버티다 보면 몸의 무게가 무릎으로 쏠려 무릎 인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지는 순간에는 앉는 자세를 취해 체중을 최대한 엉덩이 쪽으로 보내 약간 옆으로 몸을 돌려 주저 앉도록 한다. 넘어진 후에는 다른 스키어들과의 충돌로 이중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에 슬로프 끝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겨울철은 낮은 외부 온도로 인해 근육 및 관절이 많이 수축되어 있어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며 “부상을 입었다면 빠른 시간에 가까운 의무실을 찾아가 응급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상자 발생하면 적절한 응급조치
부상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응급조치로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해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섣불리 부상부위를 건드려 부상이 심해지거나 때로는 후유증이 전혀 없을 수 있는 부상이 평생 불구로 발전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전문의학 지식이 없는 경우 부상부위를 함부로 만지거나 흔들면 안된다. 상처부위를 절대 건드리지 말고 환자를 안정시킨후 부목이나 보조도구로 상태 그대로 고정시키고 전문 의료진에게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 신경들은 깊숙한 곳에 뼈조직에 의해 보호된다. 하지만 부상을 당했다고 부상부위를 함부로 비틀거나 하면 주요 조직이 다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따라서 스키장 내 패트롤(안전요원)을 찾아 안전하게 이송하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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