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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과 함께하는 유럽 엿보기] 유럽의 부활절 풍경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15 16:53

수정 2014.11.13 14:44



부활절은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간 뒤 죽음을 이기고 3일만에 부활한 날이다. 이 날은 기독교에서는 성탄절 만큼이나 기쁜 날로 기억되며 갖가지 행사가 많이 열린다.

유럽에서도 부활절에 계란을 나눠주는 전통이 있는데, 이는 계란이 생명을 의미하고 하나의 생명이 계란 속에 숨어 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상징한다.

영국에서는 부활절 축제 전의 금요일(Good Friday)에 십자가 무늬가 찍힌 과자를 먹는다. 또 달걀과 꽃을 담은 부활절 모자나 바구니를 만들기도 하고 전날 금요일과 다음날인 부활절 월요일(Easter Monday)은 법정 휴일로 지정돼 있다.

영국의 부활절도 유럽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정원이 있으면 아침 일찍 정원에 초콜릿으로 만든 토끼나 달걀 같은 과자나 사탕을 숨겨놓고, 남녀노소 모두가 숨겨놓은 이것들을 찾아 모은다. 이날 점심에는 대개 양고기에 박하소스를 쳐서 먹는다. 그리고 나서 푸른 들로 나가 산책을 하며 하루를 즐기고 친구들을 만나 동네 술집 등에서 술을 마시기도 한다.

카니발은 이탈리아어의 ‘카르네발(cameval)’에서 온 말로 ‘고기여, 안녕’ 정도의 뜻을 담고 있다. ‘사육제’라고도 번역되는 카니발은 사순절의 엄숙한 기간을 앞두고 실컷 먹고 즐기는 축제다.

영국의 대표적인 카니발로는 할로윈 축제가 있는데, 이 할로윈 전날은 과거 켈트족의 새해 첫날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10월31일이 되면 영국에서는 할로윈 행사를 갖는다. 스코틀랜드 미신에 따르면 이 날은 바로 마녀나 악마, 요정, 그리고 땅과 공기의 정령들이 매년 휴가를 갖는 때라고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3일간의 카니발 후 긴 사순시기를 보내고 부활 축일을 맞아 곳곳에서 전통 퍼레이드와 축제가 열린다. 성목요일에는 온가족이 모여 초록색으로 달걀을 칠하고 어머니들은 바구니를 만들어 아이들이 자는 동안 머리맡에 두곤 한다.

성금요일에는 성당의 종이 울리지 않기 때문에 복사단들이 마을을 다니며 미사시간을 알린다. 부활성야에는 모든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 곳에 모아 태운다. 이것은 겨울을 정리하고 새봄을 준비하는 의식이다. 독일의 부활절은 가족의 날이다.

점심식사 때 함께 색칠한 달걀과 양모양의 케이크를 먹고 아이들은 정원에 숨겨둔 달걀과 초콜렛 토끼를 찾는 게임을 즐겨 한다. 부활절이 지난 월요일에는 아이에르레젠이라는 부활 달걀 굴리기 시합을 한다. 이 시합의 우승자는 101개의 부활 달걀을 상으로 받는다.

불가리아는 전통적으로 부활빵을 만드는데, 빨간 달걀을 빵 안에 집어 넣는다. 부활빵과 달걀을 토요일 저녁 성당에 가져가 축성을 받고 다시 가져와 다음날 먹는다.

예전에는 달걀을 붉게 칠해 터키 친구들이나 대부모, 친척, 친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이 전통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남아 있다.

집안의 최고 여자 연장자가 아이들의 얼굴에 붉은 달걀을 문지른다. 이것은 흰얼굴에 붉은 뺨으로 행복과 건강을 바라는 의식이다. 또 불가리아에서 부활절날 즐겨 행하는 행사로로는 달걀깨기가 있다. 상대방의 달걀을 깨는 시합으로, 마지막까지 깨지지 않는 달걀은 한 해의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믿는다.

프랑스에서는 성금요일부터 부활절까지 성당의 종이 울리지 않는다. 프랑스에는 교회의 종이 로마로 날아간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전설을 믿고, 부활절 아침 일찍 종이 집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러 달려 나간다.
이때 부모들은 초콜렛과 달걀을 숨기고 돌아온 아이들은 초콜렛을 찾아 다닌다.

또 이태리에서도 부활절에는 성당은 물론 일반 사회까지 종교적 축제 분위기로 들뜬다.
저녁에 훈제된 어린 양고기를 먹고 아이들은 왕관 모양의 빵과 부활달걀 만들기를 하며 즐겁게 보낸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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