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산업연수생 차별” 노동부 예규 위헌

외국인 산업연수생도 근로기준법 상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제한당해선 안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현재 3만여명에 달하는 산업연수생들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목영준 재판관)는 30일 파키스탄인 B씨 등 산업연수생 2명이 노동부 예규 369호의 '외국인 산업연수생 관리 지침' 등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수단을 학보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해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아울러 갖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그 기본권 주체성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산업연수생이 연수라는 명목 하에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이 보장한 근로기준 중 주요사항을 외국인 산업연수생에 대해서만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우며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부 예규 제369호 '외국인산업기술연수생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지침'은 산업연수생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중요 조항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연수생들은 퇴직금제도, 임금채권 우선변제, 연차유급휴가, 임산부의 보호 등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에 앞서 파키스탄인 B씨 등 산업연수생 2명은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산업연수생 제도는 연수 활동이 아닌 취업활동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단순기능 외국인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며 노동부, 중소기업청의 관련 지침 등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만여명의 산업연수생이 일하고 있어 이번 결정이 이들의 노동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헌재의 결정 결과를 분석한 뒤 관련 예규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노동부 법무행정팀 이우영 사무관은 "산업연수생 제도가 폐지되고 올해 1월부터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기본권 침해 문제는 모두 해소 됐지만 올해 말까지는 연수생 자격으로 일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며 "관련 예규를 개정하고 후속 대책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강국, 이동흡 재판관은 부적법 각하 의견을 내, "노동부 예규는 수범자가 지방노동관서의 장이므로 예규가 법령의 근거도 없이 임의로 산업연수생에 대해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제한한들 이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이라며 이 사건은 국민에 대한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하는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khchoi@fnnews.com 최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