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엘리베이터,현대 Up 오티스 Down

이성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2 17:28

수정 2014.11.07 11:00



‘오티스엘리베이터 40년 신화 무너지나….’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외국 기업의 각축장으로 변모한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 토종 기업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새 강자로 부상했다.

12일 엘리베이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 최고 업체인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의 신규 설치 대수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6002대 신규 설치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7993대를 설치해 7525대를 설치한 오티스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신규 대수 점유율 또한 29.3%를 차지한 현대엘리베이터가 1.8%의 근소한 차이로 오티스를 따돌렸다. 반면 오티스는 지난 2006년 7839대보다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수익성 위주의 보수적 시장 전략으로 마침내 1위 자리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내주고 말았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 같은 저력에는 국내 대기업들이 엘리베이터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외국 기업에 경영권을 넘겨줄 당시 오히려 이를 계기로 외국기업의 공략을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국내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인 오티스와 선두 경쟁을 벌일 정도로 경쟁력을 높이며 마침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게 된 것이다.

꾸준한 기술 개발도 승패의 갈림길이 되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999년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와이저’ 개발에 이어 2006년에는 초고속기종에만 적용되던 기어리스 권상기를 업계 최초로 중저속기종에 적용한 ‘루젠’을 앞세워 마켓리더로서 위상을 높여 왔다. 반면, 오티스의 경우 지난 2006년 구조조정 발표 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회사 설립 19년 만에 파업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당시 시장점유율이 32%로 주저앉았다.

인천공장 매각을 시작으로 운동장 부지, 기숙사까지 자산을 분할 매각해 노사간의 문제가 더욱 불거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추월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1968년 금성사가 엘리베이터 사업(일본 히타치와 기술 제휴)을 시작하며 40여년간 지켜온 신화가 무너진 것이다.

오티스는 지난 1999년 LG산전 엘리베이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오티스-LG엘리베이터’를 설립해 국내 시장에 진출 이후 2005년엔 LG가 보유하고 있는 19.9%의 지분을 인수, 회사 이름을 ‘오티스엘리베이터’로 변경했다. 당시 국내 시장 점유율 또한 40%를 넘어섰다.


무리한 저가경쟁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각 연도별 승강기 보유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0년(1만6593대) 이후 본격적인 건축경기가 살아나면서 2004년 3만1804대로 정점에 이른 엘리베이터 업계가 이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승강기 설치단가가 원가수준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속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엘리베이터시장이 과잉 공급시장으로 치달으면서 신규 수요 창출도 중요하지만 관리, 보수시장도 만만치 않다”며 “향후 오티스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싸움은 누가 더 지속적인 고객 서비스를 추구할 수 있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ower@fnnews.com이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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