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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혈정자증,치료 간편한 질환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4.28 16:46

수정 2014.11.07 06:40



몸의 어딘가에서 피가 나오면 암에 걸렸거나 심각한 이상이 생긴 징후로 여기며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특히 성 행위의 절정기에 뿜어져 나오는 남성의 상징인 사정액에 피가 비치면 더 긴장하게 된다.

40대 후반의 Y씨는 가족들을 미국에 보내고 ‘기러기 아빠’로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자연히 한 달에 한 번 정도 자위행위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소변을 볼 때 고추 끝이 불편하면서 사정액의 색깔이 벌겋게 변했다. 깜짝 놀라 자세히 사정액을 살펴본 결과 피가 섞여 있었다.
당황해 남성클리닉을 찾은 Y씨는 정낭의 염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한 후 사정액은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사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혈정자증’이라고 한다. 남성은 누구라도 한 번쯤 경험하는 현상이다. 정액을 만들거나 정액이 지나가는 경로에 이상이 있으면 사정액에 피가 섞여 나온다. 정낭은 사정액(약 60%)을 만드는 작은 주머니로 사정관이 전립선에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따라서 정낭에 물 주머니 또는 결석·염증이 생기거나 통로가 좁아지면 혈정자증이 생긴다. 이 밖에 전립선과 사정관에 결석이나 염증이 발생하면 사정액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혈정자증은 후유증이 없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저명한 병리학술 잡지는 정낭의 만성 염증에 의해 발생한 암을 보고했다. 그러므로 혈정자증이 계속되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한다.

혈정자증이 발견되면 소변검사를 통해 생식기의 염증 여부를 확인한다. 또 직장을 통해 전립선과 정낭을 만져보거나 초음파로 정낭의 이상 여부를 진단한다. 최근 진단 기기의 발달로 약 5㎜ 굵기의 정낭관에 내시경을 넣어 정낭 속을 직접 눈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또한 자기공명검사인 MRI를 이용하면 더욱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검사비가 비싸다는 단점과 함께 치료 방법의 선택에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비용 측면을 고려하면 직장을 통한 초음파 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혈정자증의 치료가 필요한 때는 여성호르몬이나 바이오 피드백 물리치료를 통해 사정관이 지나는 부분의 부종을 가라앉히며 항생제를 사용하여 염증을 조절한다. 결석이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남성들이여. 사정액에 피가 발견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가까운 남성 전문 클리닉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포르테클리닉 대표원장 youngkim2004@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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