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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컨퍼런스 석학에 듣는다] <4> 돈 챈스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03 18:19

수정 2014.11.06 02:54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지난달 27∼28일 열린 ‘제6회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에서는 파생상품 경쟁력 강화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파생상품 거래가 발전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한 돈 챈스 루이지애나 주립대 석좌교수를 만나 우리나라의 파생상품 거래 성공을 위한 전략을 들어봤다.

돈 챈스 교수는 파생상품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고 이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상품 개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상품 거래 성공률을 예를 들며 “NYMEX의 성공률이 CBOT보다 높지만 이는 새로운 파생상품 개발 시도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파생상품이 실패했지만 이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새 상품 개발의 연구비용·실제 적용비용·출시비용·기존 상품을 잠식하는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무엇인지 파악해야

돈 챈스 교수는 한국의 경쟁력 있는 파생상품 개발을 위해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파생상품 거래는 아직까지는 국내 위주”라면서 “국제적인 수준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간을 정해 놓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돈 챈스 교수는 파생상품 거래의 경우 국내형 투자와 국제형 투자 두 부류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국내형 투자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둘 중 어떤 거래가 한국의 금융 환경에 적절한지 선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형 투자는 해당 지역에서의 한정된 경제성장률과 정부 규제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파생상품 거래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국제형 투자를 이루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시장포화·자원·규제·자본통합과 같은 제약 조건을 극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어떤 파생상품이 잘되는지, 곧 없어져 버릴지를 파악하는데는 현재 사회의 트렌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선물이 유로화선물 등장 이후 인기가 사그라졌음을 언급하면서 최신 금융 흐름 파악을 최우선 선행 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에너지와 환경 부문이 현재 트렌드인 것은 명백하지만 향후 5∼10년 동안 이슈가 될 수 있는 분야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생거래 상품의 10년 후 미래는 오늘의 선택에 달려 있어 현재 한국에 알맞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적인 요인도 파생거래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돈 챈스 교수는 “과거 미국에서 반도체 파생거래가 도입됐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와 같은 하이테크놀로지 산업이 한국에서는 성공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떤 파생상품 거래든지 누군가 아직 개척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성 있는 파생거래 시장과 규제기관 설립

돈 챈스 교수는 “한국의 파생상품 거래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면서 “파생상품 거래가 올바르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더 나은 이해와 기본지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매우 낮은 단계부터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규제기관이나 시장환경의 유연성이 보태진다면 파생상품 거래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생상품시장은 다양한 거래가 얽혀 있기 때문에 융통성이 요구되고 유연한 시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홍콩이나 런던 같은 대표적인 유연한 파생상품 거래 환경이 되기 위해서는 규제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정한 기준 없이 유연성만 강조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돈 챈수 교수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개막사를 언급하며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기관 설립 등 당국의 지원이 필요한데 국가에서 그 중요성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해외 선진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관련 지식을 쌓은 우수인력들이 자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파생상품 거래 시장이 팽창하려면 이 분야에 전문가들을 더 많이 양성하고 관련 지식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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