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파생상품의 미래’ 세계 전문가에 듣는다] 릭 그로브 美리스크관리 자문社 대표

채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0 17:03

수정 2014.11.06 01:33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발발 요인과 교훈 (헤지 전략에는 비판적 시각 필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가장 직접적인 발발 요인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대대적인 주택가격 하락이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큰 악영향을 받게 됐으며 특히 주식 매각과 신용경색,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손실 등은 심각한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주택가격 하락은 무분별한 모기지 발행과 투자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초부터 미국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에퀴티자산이 늘어난 주택소유주들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재융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거품’은 2007년 들어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거품 붕괴의 배경에는 다양한 금융 파생상품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자산유동화증권(ABS)은 발행증권의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발행된다. 곧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대출 채권, 외상 매출 채권 등 금융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발행기관의 신용도와는 별도로 상환능력이 평가됨에 따라 통상 자산보유자의 신용도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금융기관의 유동성을 제고시키고 조달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대출이 많아 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비율이 낮다면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부채가 많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도 우량보유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제고할 수 있으며 채권 발행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부채담보부채권(CDO)은 일반 대출을 비롯해 회사채, ABS 등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동화채권을 뜻한다. 투자은행들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을 섞어 새로운 신용등급을 가진 CDO로 만들어 팔아왔다. 경기가 활황이던 지난 2006년에는 같은 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금리가 높아 1조달러어치가 발행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어떤 채권이 담보로 편입돼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없고 부도가 늘어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높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주요 금융기관 등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는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증권이다. 투자자가 채권의 부도 발생 위험을 덜기 위해 보험료를 금융회사에 지급하면 회사는 그 대가로 채권이 부도날 때 원리금을 대신 갚아준다. 특정 회사의 부도 위험이 커지면 CDS값도 올라가므로 이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목적으로 CDS를 매입하기도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또 다른 배경에는 증권화가 있다. 증권화는 쉽게 거래를 할 수 없는 대출이나 모기지와 같은 법률문서들을 모아서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양도가 가능한 증권으로 바꾸는 과정을 말한다.

경기 호황기 투자자들은 복잡한 절차를 무시하고 CDO 등과 같은 금융체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전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의 평가에 의지하는 이른 바 ‘묻지마 투자’가 성행해 왔다. 이는 투자위험을 더욱 가중시켰다.

딜러들 또한 거래에 따른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무작위 투자를 부추겨 위기를 초래했다. 이들은 유동성위기를 과소 평가하는 등 총체적인 위기관리에 실패했다. 기업과 고위 경영진들도 이 같은 위험을 알리는 데 실패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는 현금시장에서 비롯됐으며 파생상품 자체가 원인은 아니다. 파생상품은 양면의 칼과 같다. 위기관리와 분산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비적립 익스포저와 레버러지 익스포저 등의 위험을 통해 금융위기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통해 우리는 여러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위기관리 기능은 반드시 기업에서 독립돼야 하며 비즈니스 계획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예전의 데이터에 필요 이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되며 특히 유동성 위험은 완벽히 이해하고 고려돼야 한다. 헤지전략은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모기지 사태와 관련해 도마 위에 오른 ABS와 CDO 같은 파생상품은 가치 측정이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매우 복잡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상품 투자결정과 위기관리, 재정보고를 위해서라도 파생상품에 대한 밸류에이션 기법을 조속히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이사회, 경영진에는 반드시 위기관리 경험이 있는 멤버가 참여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전문적인 위기관리 자문을 받아야 한다. 경영진으로 유입되는 모든 정보는 비즈니스 위험을 차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효과적이어야 한다. 위기관리에 있어 신중하고 정확한 결단과 정보 평가는 성공적인 경영의 주요 요인이다. 인센티브는 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시행돼야 부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증권화 비즈니스는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업계와 관리 당국은 위기관리, 증권업, 신용평가기관의 평가 기준과 절차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변화는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증권화 비즈니스의 근간은 남아있겠지만 미래에는 현재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것이다.

■릭 그로브는

금융시장과 리스크관리 자문업체 러터어소시에이트 릭 그로브 대표이사는 프린스턴대학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관계대학원 문학사, 하버드법대 법학박사 학위 취득 후 지난 25년간 금융투자가와 법률가로 활동해 왔다. 국제스와프파생금융협회(ISDA) 대표이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사, 국제파생상품그룹(GCDG) 공동관리인직을 역임했으며 파리바스캐피털마켓 채권과 파생상품 관련 마케터, 금융데스크(FD) 및 채권신디케이트데스크(FISD)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법률가협회(ABA) 산하 경제발전 금융공학 태스크포스팀(TFT) 팀장을 맡고 있으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글로벌마켓 자문위원, 세계은행 금융시장발전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국제전략연구소(IISS) 및 뉴욕법률가협회와 ABA의 국제 담당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내용 영어원문 요약

The Subprime Crisis is caused by decline in U.S. home prices: first sustained decline since Great Depression of 1930s. House Prices had been nearby continuously raised since the early 1990s, resulting home equity increases led to continual refinancing and borrowing home equity. However, Subsequent 'bubble bursting' became apparent in 2007. Impacts on United States and Global Economy were deleveraging and tightening of credit, losses by Financial Institutions.

ABS is a debt security collateralized by pools of assets such as residential mortgages, auto loans, credit card receivables, etc. Pooling allows trading of assets that could not trade alone. Tranching of ABS allows for creation of different classes of securities in the ABS which appeal to the different risk/return objectives and different time horizons of different investors.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 is broad term that usually means a debt security collateralized by other assets often tranches of ABS(and sometimes branches of other CDOs). Assets underlying a CDO can be cash assets, synthetic assets(where exposure is created through the use of Credit Default Swaps or other derivatives) or a hybrid mixture of cash and synthetic assets. Typically tranched into senior tranches (AAA rated), mezzanine tranches (lower rated) and equity (unrate).

Subprime crisis originated in the cash markets and was not 'caused' by derivatives. Derivatives are a 'double-edged sword'- they allow for beneficial risk management and risk dispersion, but can also be used to create unfunded exposure and leveraged exposure to risk which can exacerbate a financial crisis. Derivatives entail counterparty exposure, which has systemic risk implications, as evidenced by the collapse of Bear Stearns.

Risk Management and control functions must be independent of business. Risk management should be involved in business planning. Models should not over-rely on historical data. Liquidity risk must be better understood and accounted for. Hedging strategies should be considered critically.

Also Boards and senior management should include people with risk management experience and should consult risk management advisors frequently. Information flowing to management must be sufficiently granular for management to be able to assess business risk. Judgement is an essential component of successful management. Compensation incentives should be more long-term in nature so that risks and incentives are better alig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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