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려던 산업은행이 연이틀째 혼나고 있다.
특히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보유한 리먼 스톡어워드 5만9000주에 대한 도덕성 문제가 지적되면서 사퇴 압박까지 가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8일 민 총재 외 윤용로 중소기업은행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산은의 리먼 인수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민 총재는 리먼 서울지사에 3년간 근무하다 산은 총재가 됐다”면서 “리먼 인수를 염두에 두고 정부나 재경부, 청와대 등으로부터 언질을 받고 산은 총재가 됐느냐”고 의혹을 제기하자 민 총재는 “리먼 인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고승덕 의원은 전날 산은 총재가 리먼으로부터 받은 주식이 ‘스톡옵션’이 아닌 ‘스톡어워드’였다고 해명한 것을 지적하면서 “인도 시기만 남았을 뿐 스톡어워드는 별도로 선택할 필요없이 기간이 되면 부여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주식 매수 선택권보다 더 강력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특히 “스톡어워드를 보유하고 리먼과 인수 거래를 한 자체가 공직자윤리법 중 이해충돌 방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는 거래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거래를 시도한 것 자체도 포함된다”며 민 총재의 사퇴를 주장했다.
민주당 홍재형 의원은 “리먼의 총 자산 부채가 6000억달러 정도고 산은의 총 재산은 1100억달러, 129조원 정도가 되는데 도와주겠다고 하며 특히 민 총재는 리먼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미국 재무장관이 보면 민 총재를 모셔다가 자문을 구해야겠다고 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리먼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속속 몰락하고 있는데 산은은 아직도 글로벌 투자은행을 장기 전략 목표로 절대적인 선처럼 지향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선진과 창조의 모임 박상돈 의원은 “산은법 20조에 의하면 매년 초 연도별 업무 계획을 작성해 금융위를 통해 기획재정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면서 “사업규모가 6조원에 달하는 리먼 인수 사업을 연도 업무계획에 포함시켜야 됐었는지 승인을 안받고 이렇게 사업을 진행해도 되느냐”고 몰아 세웠다.
한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적극적인 대책과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지금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을 넘어 자금 압박 때문에 오늘, 내일 문을 닫아야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는데 여기에 출석한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서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되지 않느냐”면서 “키코 때문에 파산한 기업들이 있는데 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원을 당부했다.
/jschoi@fnnews.com 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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