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IMF사태 직전과 2008년 환율폭등 비교해보면



외환시장만을 놓고 본다면 지난 97년 외환위기 전 상황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말 1207원이었던 환율이 4거래일 만인 7일 장중 한때 1350원까지 치솟는 등의 불안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주가가 추락하는 등 글로벌 충격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끝을 짐작할 수 없는 불안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만 놓고 보면 IMF위기가 찾아왔던 지난 97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평이다.

IMF 구제금융을 받기 전인 지난 97년 연초 원·달러 환율은 842원이었으나 97년 한때 1964원(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연중 1122원이나 급등하는 급변동세를 보였었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난 97년 상황과 꼭 닮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원·달러 환율은 연초에 932원으로 출발했으나 7일 현재 1328.1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396원이나 급등했다. 지난 7월 28일 1006.00원에 비해서는 두 달여 간 상승폭이 322.10원에 달하고 있으며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에 대한 원화는 59.10원이나 상승해 전 거래일 대비 환율 상승폭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8월 6일의 70.00원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폭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와 관련해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기 이전의 상황보다 현재 환율 상승추세가 오히려 더 가파르다”고 진단했다. 원·엔 환율의 움직임도 IMF 때와 유사하다. 원·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100엔당 62.93원 폭등한 1290.20원을 기록하면서 IMF 직후인 지난 1998년 2월 24일의 1294.92원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IMF 때의 원·달러 환율 상승의 모습과 현재의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불러왔던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침체와 정부의 외환관리 부실에 따른 것이지만 최근 환율 급등은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에 따른 세계적 신용경색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IMF 때와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비율과 현금확보율, 이자보상비율,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차입 등 지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하면서 외환보유액이나 기업과 금융기관의 재무구조 등이 11년 전보다 탄탄해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외환위기 상황을 내부적 문제에서 찾는다면 현 상황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 외환시장에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환위기와는 단순 비교가 힘들다”고 단언했다. 배 연구위원은 “우리 정책당국자들도 이미 외환위기를 통해 위기 상황을 한 번 경험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위기에 대한 방어력도 예전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