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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Term-Paper 수상작] 대상-박동욱·라석환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22 17:12

수정 2014.11.05 10:37



원유를 비롯한 각종 기초자원들의 가격이 연일 급등락하고 있는 가운데 자원 조달비용의 변동성 문제는 국가, 기업뿐만 아니라 각 개인의 생존권과도 연관된 문제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비정상적인 석유가격 변동에는 선물시장에서의 투기세력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초 안정적인 가격을 보장하기 위한 가격변동성 위험 회피를 목표로 만들어진 선물시장이 도리어 비정상적 가격변동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금융시장을 이용해 석유의 미래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해외 석유 현물시장의 현물계약이 뉴욕상업거래소(NYMEX), 런던국제석유거래소(ICE) 등 해외 선물시장에서 조달 헤징전략을 통해 조달비용 및 가격변동성 감소를 이룰 수 있음은 여러 가지 선행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해외 선물시장 참여를 통한 변동성 위험 회피전략에서 소외된 국내 중소기업 및 소비자들이 국내 휘발유 구입가격의 미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석유 선물상품인 NYMEX의 원유선물계약(Light Sweet Crude Oil Futures Contract)을 국내 거래소에서 교차거래할 수 있도록 해 가격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을 제안한다.


동시에 석유상품선물과 동일한 만기를 가진 환율파생상품을 결합, 해당 거래상품(교차거래가 가능해진 원유선물)의 가격이 원화로 표시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율변동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러한 복합선물상품은 원유 조달비용의 안정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교차거래 상품의 국내 거래소 상장은 석유가격 변동 위험 회피수단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자체 상장에 비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다. 또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낮고 투자자들의 편의 증진, 좀 더 엄격한 결제 및 거래 과정에 대한 감독, 분산투자 기회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NYMEX의 원유선물상품과 국내 휘발유 제품가격 간의 시계열 데이터를 통한 실증분석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는 유사한 가격변동성, 0.95 이상의 높은 가격상관관계, 0.1001(10%)에 달하는 헤징효율성을 보여주고 있어 본 논문이 제안하는 헤징전략이 충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헤징효과를 위해 정부는 정유사들의 정제가격, 유통마진이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하고 교차거래상품에 대한 세금 면제 등을 통해 해외로부터 원유 도입가격과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소매가격 간 차이가 일정해지도록 함으로써 국내 석유제품(휘발유) 가격과 해외 선물가격 간 상관성을 높여 소비자들이 더 큰 헤징효과를 누리도록 해야 한다.

활성화된 선물시장의 존재는 위험회피자에게 효율적인 헤징수단을 제공한다. 석유 선물시장의 적극적인 활용은 기업들의 사업계획 수립에 있어서 조달비용의 단기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함으로써 대외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안정적인 석유 조달비용을 보장할 것이다.

■수상소감

제6회 텀페이퍼(Term-Paper) 현상 공모전에서 대상의 영광을 안은 박동욱, 라석환씨는 한국이 세계 금융의 중심에 서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외에서 지혜와 경험을 쌓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 맥마스터대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둘은 박씨가 토론토대 2학년에 편입학하면서 떨어져 지내게 됐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함께 하며 우정을 지켜왔다.

파이낸셜뉴스의 텀페이퍼 공모 뉴스를 접하고 평소 관심이 있던 석유제품의 국제시장 거래가 주제로 적합하다고 생각돼 응모를 결심했다. 그러나 논문 작성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라씨는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주제였지만 막상 논문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고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해 8월 말 준비를 시작해 제출 2주 전에야 논문 작성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구김살 없는 젊은이들답게 이들은 1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씨는 "제출해 놓고 나서 1등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누구나 그런 기대를 갖고 응모하겠지만 처음 논문 작성 당시 유가가 폭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논문이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제출 후에 유가가 다시 떨어지면서 논문의 시의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의외로 대상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해 금융분야를 연구할 예정이며 라씨는 금융회사에 취직해 현장 경험을 쌓은 뒤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박씨는 "지금까지는 미국이 세계 금융판도의 중심지였다면 현재의 위기를 어떤 나라가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에 따라 중심지가 바뀔 것 같다"며 "지금이 우리나라 금융에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대학원에 들어가 금융분야 연구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라씨는 "금융은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인간과 함께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 같다"며 "금융회사에 취직해 현장 경험을 하고 싶고 특히 금융은 시장경제의 참여자로서 수익 추구를 할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현재와 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이 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hchoi@fnnews.com 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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