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부끄러운 검찰 60년… 이제는 반성할 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는 29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검찰 60년, 검찰의 정치화와 권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검찰 및 수사당국에 의한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김양기씨와, ‘송씨 일가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송기복씨가 참여해 과거 수사 검사들의 고문 실상에 대한 증언이 있었다.

김양기씨는 지난 1986년 광주보안대 잠안재우기, 몽둥이 폭행 등의 고문때문에 허위 자백을 한 뒤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 믿었던 나에게 검사는 ‘혐의를 부인하려면 보안대에서 부인을 해야지 왜 여기와서 이러느냐’며 신고있던 슬리퍼로 뺨을 때리고 죽여버리겠다 폭언을 했다”고 증었했다.

김씨는 이어 “이제 검찰도 60년이 됐으면 사람이 돼야 하는것 아니냐. 힘없는 사람을 위한 검찰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1982년 발생했던 ‘송씨 일가 간첩 사건’은 29명의 일가 전체가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게됐던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대법원의 무죄판결에 대해 계속적으로 공소를 제기, 7심까지 재판을 받아야 했으며 일명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 송기복씨는 “남편에게 ‘내가 죽은 다음에 나의 비석에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는 비문을 꼭 써달라고 말했었다”며 “당시 검찰 조사를 받을때 안기부 직원이 항상 뒤에 대기하고 있었다. 공안검사들이 무릎을 꿇려놓고 발길질을 했다”고 증언했다.

송씨는 이어 “가슴이 떨려 말을 잇기가 어렵다. 제가 받았던 고문들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송씨를 수사했던 검사는 임휘윤 전 부산 고검장이고, 김씨를 수사했던 검사는 김남옥 검사”라며 “이분들은 여전히 사회에서 ‘어깨에 힘주도 다니시는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씨와 송씨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재심이 청구된 상태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대검찰청이 이날 발표한 ‘검찰창설 60주년 20건의 사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참여연대 박근용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내부 직원 설문 조사 발표는 우리같은 민간단체가 이벤트 성으로 하는 것이다. 검찰이하는 이같은 설문조사는 국가기구가 자신들의 과거 과오를 가리기 위한 면피용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송호창 변호사도 “20건 사건 발표에는 어떤 반성도 없다. 재발방지책과, 반성의 구체적인 방법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진정으로 검찰이 과거 조작 사건을 반성하고 있다다면 ‘공익의 대변자’인 검사가 과거 잘못된 사건들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도 “60년을 맞이한 검찰에 대해 축복 대신, 비판을 해야하는 오늘 현실이 안타깝다”며 “아직까지 검찰은 아무런 반성이나 극복을 위한 노력이 없기 때문에 모든 과거에 있었던 검찰의 잘못은 엄연한 현재사다”고 지적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