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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베트남 투자포럼] “장기투자·현지화로 성공”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2 15:07

수정 2009.03.13 15:07



【하노이(베트남)=홍창기 김한준기자】 두산중공업과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1995년 설립한 베트남법인 한비코가 연평균 30% 성장하는 등 쾌속성장하고 있다. 또한 석유공사는 베트남 11-2광구에서 866억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생산했으며 15-1광구에서는 1억3000만배럴의 석유를 캐내 자원빈국인 한국의 자원확보에 일조하고 있다.

12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열린 '2009 베트남 투자포럼'에서 공개된 두산중공업과 석유공사의 성공비법은 장기투자와 철저한 현지화였다. 아울러 베트남의 인력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정치적 안정 등 베트남의 국가적 강점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도 두 기업 성공의 공통점이다.

■두산중공업, 베트남 현지법인 연평균 30% 성장

두산중공업은 1995년 베트남시장 진출과 해외생산기지 확보를 목적으로 한비코를 설립했다.
한비코는 지난 2001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2002년 흑자 기조로 전환한 후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매출은 6200만달러였으며 영업이익은 380만달러였다.

두산중공업의 베트남 법인인 한비코의 성공요인은 베트남의 정치와 종교, 국민성 등 사회 환경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베트남 인력자원을 적시에 활용한 점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류항하 두산중공업 상무는 이날 포럼에서 "베트남의 정치상황 등을 분석한 점도 주효했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한비코를 키워왔고 한비코가 베트남 현지업체, 중국회사와 품질을 차별화한 점도 한비코의 성공에 일조했다"면서 "아울러 철저한 현지직원 교육으로 한비코를 현지화하고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갖춘 노력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한 한비코에도 문제는 있었다. 대형제품 운반에 제약이 있었고 공장 부지도 협소했지만 증설에 한계가 있었던 것.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새로운 현지법인인 두산비나 투자승인을 베트남정부로부터 얻어냈다. 베트남정부에 두산그룹의 비전을 설명하면서 두산비나가 단순 생산기지가 아닌 주요 거점기지로 운영할 것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비코의 성공경험도 두산비나 투자승인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류 상무는 "두산비나는 중국업체의 해외진출에 대비하고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있는 제품 또는 직접 수행하고 있는 공정 중 일부분 또는 전체를 해외생산기지에서 수행해 환율변동 위험을 줄이고 핵심시장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선제적 진출전략 '주효'

석유공사의 베트남 진출 성공요인은 석유개발관련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최적의 현장인 베트남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석유매장량은 약 20억∼25억배럴로 추정되며 가스매장량은 약 5조∼6조입방피트 등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자원의 보고인데 석유공사는 뛰어난 선견지명으로 지난 92년 베트남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유전과 가스전 계약과 성사, 유전과 가스 개발·시추, 생산시설 건설, 생산운영에 관련된 노하우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데 석유공사가 이를 선점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세진 석유공사 베트남 사무소장은 "가스를 생산하는 11-2광구에는 지난 92년 5월에 참여했으며 원유를 생산하는 15-1광구에는 11년 전인 98년 9월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뒤 11-2광구에서 4억495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15-1광구에서는 10억61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베트남 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공사 베트남사무소가 베트남에서의 탁월한 석유개발 성과 등을 인정받아 베트남 정부로부터 '프렌드십 메달'(우의휘장)을 받은 것이다.
베트남 정부와의 이 같은 우호적인 관계도 향후 베트남의 다른 유전과 가스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석유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박 소장은 "석유공사는 베트남 11-2광구와 15-1광구의 성공을 바탕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얻어내 향후 신규 유전과 가스 진입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과 생산운영능력이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이들 광구의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석유공사의 대형화 추진 시 핵심 추진사항인 전문인력 양성 역할에서도 석유공사 베트남 사무소가 '메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k7024@fnnews.com

■사진설명=본사 주최로 12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열린 '2009 베트남 투자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포럼 시작 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사장, 임홍재 주베트남 대사, 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응우옌 빅 닷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 통역관, 황민하 코트라 부사장. /하노이(베트남)=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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