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BIS비율 8% 넘는 은행에도 공적자금 투입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3 17:51

수정 2009.03.13 17:51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는 은행을 비롯해 전 금융권에 공적자금 투입을 추진하는 것은 ‘L’자형 장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자본확충펀드,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로는 이미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길고, 더 깊을 것”이라는 판단에 정부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외환위기 때 은행의 건전성을 담보하지 못해 한국경제가 추락한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 공적자금 성격의 금융안정기금 규모도 외환위기 때의 2배에 달한다.



이와함께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사와 외신의 부정적 평가 또는 보도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는 것으로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BIS 구애받지 않고 자금투입

현행법상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려면 은행의 BIS 비율이 8% 아래로 떨어져 부실 판정을 받아야 한다.

부실채권이 급증해 8%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8%이상만 유지하면 공적자금을 투입할 법적요건은 안되는 셈이다. 은행권 자본확충에 정부가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해 은행 뿐만 아니라 여신전문금융회사와 금융지주회사 등 전 금융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선제적 기반 마련의 일환이다.

사실 지난해 말 현재 18개 은행의 평균 BIS 비율은 12.19%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고 은행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우량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의 근거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를 통해 국내 은행에 대한 해외의 부정적 시각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국내 은행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이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 6월 말 6.4%에서 내년 말 4.0%까지 떨어지고 42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기관 안전 우선…최악 대비

정부 보증 기금채권 발행을 통해 조성되는 구조조정기금은 총 40조원 한도로 2014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외환위기 직후 조성된 부실채권정리기금 규모 21조6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 부실채권은 14조3000억원으로 1998년 말 33조6000억원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금융권 대출자산은 같은 기간 576조원에서 1629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 금융권의 부실채권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조조정기금 한도를 넉넉하게 잡았다고 정부측는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장 은행들의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당정 간에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