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경예산 4조9000억원을 편성해 일자리 55만개(연간기준 28만개)를 새로 만들고 기존 일자리 22만개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쏟기로 했다. ‘사실상 백수’가 360만명에 달해 실업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나온 강도 높은 일자리 대책이라는 게 정부의 평가다.
이번 일자리 대책은 신규 일자리 창출, 일자리 나누기, 실직자 재취업 및 생계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55만개 일자리 가운데 대부분은 정부가 이미 지난주에 민생안정대책으로 제시했던 40만개의 공공근로직이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 발표에서 비교적 눈에 띄는 대책은 중소기업 인턴채용과 보조교사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의 신규 일자리 15만개 창출, 특별연장급여 6600억원 반영 정도다.
■공공근로, 전체 일자리 추경의 41% 차지
정부가 1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마련한 일자리 대책에 따르면 △55만개 일자리 직접 창출에 2조7000억원 △일자리 나누기에 5000억원 △일자리 교육훈련에 1580억원 △실업급여 확충 등에 1조6000억원 등 총 4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55만개 신규 일자리의 대부분은 ‘공공근로(희망근로 프로젝트)’에서 창출될 예정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재정도 2조원으로 전체 일자리 추경예산의 41%를 차지한다. 그러나 공공근로 사업은 불과 1주일 전 ‘민생안정 긴급대책’에 포함됐던 내용의 재탕이다. 당시 6조원에 육박하는 ‘민생안정 긴급 지원대책’의 뼈대를 이뤘던 공공근로가 이번에는 다시 5조원 규모 일자리 대책에 재등장한 셈이다.
4조9000억원의 예산 가운데 청년 일자리 직접 창출에 쓰이는 예산도 3052억원에 머물렀다.
지난달 고용률은 57.0%로 2001년 2월의 56.1% 이후 최악이다. 실업률은 3.9%로 2005년 3월(4.1%) 이후 가장 높다. 실업자는 92만4000명으로 10만6000 명이나 늘었다. 다음 달이면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8.7%로 치솟아 4년 만에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정부가 이들을 위해 새로 마련하겠다는 청년 일자리는 6만8000개에 그치고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가운데 1만2000개는 중소기업이 인턴을 채용할 때 임금의 최대 70%까지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마련하겠다는 일자리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지는 불투명하다.
또 군장기 복무병(유급지원병) 1000명 조기충원을 청년 일자리 대책에 포함시켰다.
■일자리 나누기에 5000억원 투입
고용유지를 위한 일자리 나누기에는 5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22만명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목표다.
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지원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기존 583억원에서 3653억원으로 약 6배(3070억원) 늘었다.
또 휴업·휴직이 아닌 교대제를 실시해 고용을 유지한 기업에는 삭감된 인건비의 3분의 1이 6개월간 지급된다. 교대제 실시로 임금이 30만원 줄어든 사업장은 정부와 사측이 10만원씩을 부담하고 근로자가 10만원을 포기하는 것이다.
무급휴업 근로자에게는 평균 임금의 40%까지 휴업수당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실시된다. 지원한도는 3개월이며 992억원 규모로 6만명이 혜택을 보게 된다.
이외 초·중·고교 학습보조 인턴교사 2만5000명, 대학 조교 7000명, 공공기관 인턴 4000명 등도 신규 채용된다.
숲 가꾸기, 아이돌보미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3만3000개가 추가되고 자활근로 일자리, 노인 일자리 등에서도 4만5000개가 생긴다.
청년고용 촉진을 위해 중소기업 빈일자리에 취업하는 취약 청소년 등에 1년간 30만원의 취업장려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도 신설돼 눈에 띈다. 일정기간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기에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다. 총 111억원의 예산으로 6000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노동부, 11년 만에 특별연장급여 6600억원 반영
일자리 관련 주무 부처인 노동부는 지난 외환위기 때 한번 발동했던 가장 강력한 실업대책인 특별연장급여 6600억원을 추경에 편성했다.
특별연장급여는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일괄적으로 60일 연장해 실업급여의 70%를 지급하는 제도다. 이 같은 조치는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별연장급여를 포함한 실업급여도 수급자의 급증에 따라 이번 추경예산에서 개별항목으로는 가장 많은 1조5383억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노동부의 올해 예산은 당초 11조7547억원에서 14조6901억원으로 24.9% 늘어난 2조9344억원이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비상계획 중 하나인 고용개발촉진지구 지정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고용촉진지원금도 30억원을 배정했다.
고용개발촉진지구로 사업체를 옮기거나 신·증설하는 기업은 인건비 절반을 1년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송영중 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은 “노동부의 올해 추경안은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를 중점 지원하게 된다”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도 많은 예산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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