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지=외평채 30억달러 발행, 위기설 탈피 계기.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9 15:36

수정 2009.04.09 16:18


정부가 3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외화 가뭄과 이에 따른 각종 위기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발행으로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들의 외화조달이 한결 쉬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외평채 발행규모 만큼 외환보유고도 확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한 층 높아지고 국가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달러화로 표시된 5년만기와 10년만기 채권을 각각 15억달러씩 총 30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지난 2006년 11월의 10억 달러 이후 2년 5개월만에 처음이며, 발행물량으로 보면 1998년 40억 달러 이후 가장 많다.

재정부는 지난해 9월에도 외평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등을 앞두고 국제 금융시장이 갑자기 냉각되면서 발행을 포기한 바 있다.
이후 아이슬란드, 동유럽 등 몇몇 국가가 부도 위기로 내몰린 가운데 우리나라도 은행들의 외채 차환발행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이번 발행을 계기로 이같은 우려는 대부분 불식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번 발행 시작 36시간만에 발행이 완료되고 매수 주문규모가 발행예정액(10∼20억달러)의 4배인 80억달러에 달하는 등 한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재정부는 “이번 발행은 대내외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한국 경제의 건실함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외평채 표면금리는 5면 만기 채권에는 미 국채 금리 대비 400bp(1bp=0.01%포인트), 10년 만기 채권에는 437.5bp의 가산금리를 얹어 각각 5.864%와 7.260%로 발행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외평채 발행금리인 5년물 8.952%, 10년물 9.0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고려할 때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재정부는 “이번 금리는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2∼3단계 높은 아부다비 정부 채권과 동일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행규모를 예정대로 10억∼2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을 경우 금리를 더욱 낮출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익주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외평채 발행은 그동안 환율 절하로 인한 외화유동성 확충과 한국물을 위한 벤치마크용 금리 제공 등 두가지 목적을 갖고 있었다”며 “물량과 금리를 일정부분 타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yongmin@fnnews.com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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