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가산업단지 성장동력 잃어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19 12:48

수정 2009.07.20 12:48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던 국가산업단지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가동률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외부 충격과 입주 기업들이 새로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구조고도화를 외치면서도 낙후된 소외 업종에 대해 제대로 된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계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입주업체들은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을 자행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국가산업단지의 기능이 상실되고 국가 예산이 낭비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단지 국가정책 기능 상실했나

지난 2007년 말 85.4%이던 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은 이후 계속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말에는 73.2%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지난 4월에 80.4%를 기록하며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노후 산업단지를 지식기반 첨단산업 거점으로 재창조하는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을 지난 4월에 발표했다. 핵심은 오는 2012년까지 1조원의 구조고도화 펀드를 조성해 산업단지 입주기업 수의 80%, 총생산액의 79%를 차지하는 ‘조성 후 20년 이상된 57개의 노후 산업단지’를 첨단산업 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단지 관계자들은 “산업단지 틀을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 구조고도화를 해야 한다는 취지는 알고 있으나 예산과 관련부처 협조 문제 때문에 실제로 진척된 것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산업단지 정책이 실질적 지원이 아닌 피상적 지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구조고도화 사업이 도로, 주차장 건설 등 인프라에 치중해 있어 연구개발(R&D), 특성화 단지개발 등 입주 기업들을 첨단업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구조고도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 김성칠 입지총괄과장은 “구조고도화 사업추진을 위해 산집법 개정안을 오는 10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기본계획도 수립해 내년부터 57곳 중 3곳에 대해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대상지역 선정, 재원조달 등의 문제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소외업종 오갈 데 없어 불법자행

이와 함께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는 도금업체 등은 환경오염업체로 분류되면서 오갈 데가 없어 산업단지 내에서 용도변경, 허위신고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은 기초 산업임에도 새로 조성 중인 산업단지에는 들어갈 수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로 등 인프라뿐 아니라 인력을 구하기 쉽고 물류 비용이 저렴한 인천·안산 등 주요지역 국가산업단지는 환경오염 업종이란 이유로 신규 입주가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업종 불법 신고, 폐수처리 미비 등의 불법 영업을 자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도금업체 A사 사장은 “3D 업종으로 분류되면서도 동남아로 옮겨 사업을 계속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국가가 정책적으로 도금 업종을 위한 단지 개발에 나서지 않고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한국도금조합 관계자도 “도금, 도장, 피막 산업은 플라스틱, 자동차, 휴대폰 부품 등 국내 모든 사업의 기초”라면서 “그럼에도 업체들을 해외로 내모는 정책을 왜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경부 관계자는 “오염방지시설을 갖춰 도금업 등 환경오염업종의 이전집단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부지와 희망업체 선정 등을 감안하면 입주까지는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집단화를 위한 재원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지자체들이 환경오염업체 유치를 꺼리고 있어 입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아울러 허가된 산업단지 내 임대업도 무단 용도변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산업단지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 1998년 산집법을 개정해 임대 공장을 전격 허용했다. 산단공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만으로 힘들어진 업체들을 위해 일부 임대업종도 공단 입주를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대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급증하면서 전체 입주기업 중 40%가 임차기업들로 이뤄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산단공에 따르면 지난 2006년 9411개(35.1%)였던 임차업체 수가 올 4월에는 1만4057개(39.1%)까지 늘어났다.
산단공 관계자는 “임차기업들이 재임대(전대)를 하는 경우도 많아져 정확한 산업단지 현황 파악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양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