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임대형민자사업(BTL)과 수익형 민자사업(BTO)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참여를 기피하자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규제완화에 나섰다.
1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BTL·BTO에서 그동안 민간투자의 제약조건으로 거론된 ‘해지 시 지급금 축소 규제’를 풀기로 했다.
해지 시 지급금 계산식을 종전의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불가피한 사유로 민자사업을 정부가 해지하게 되면 정부는 이러한 계산식에 맞춰 지급금을 산정할 때 종전보다 20% 정도 증가된 금액을 업체들에 주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완화가 투자열기가 식은 BTL과 BTO시장에 활력을 줄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SOC재정투자 대비 민자 집행 규모가 지난 2005년 10.8%(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9.3%(7조6000억원)로 급증했지만 실제 효율성 저하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개교날짜가 다가오는 모 학교 BTL사업 현장은 수익률을 놓고 정부와 금융사 간 이견으로 사업 진척이 안되면서 금융(파이낸싱)약정 체결을 뒤로 미룬 채 외상공사로 착공했다.
또 모 건설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BTL사업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는 데도 2∼3년간 수익률 이견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다.
또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민자사업촉진을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의 특별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3000억원 수준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BTL, BTO를 시장이 외면한 이유는 정부가 낮은 수익률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지난 4∼5월 정부의 해외 투자자설명회(로드쇼)에서 국내 BTO 투자를 의뢰받은 한 해외투자가는 국고채 금리 수준인 낮은 수익률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현재 BTO, BTL관련 정부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국고채5년 금리(8월 7일 기준 4.94%)+100bp(1bp=0.01%포인트)정도다. 그러나 시장은 가산금리가 160∼180bp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자선기관이 아니다”며 “한국 BTL, BTO사업 수익률이 신용이 2배나 높은 선진국보다 절반수준에 불과한데 금융기관이 왜 역마진을 감수해가며 투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은행이 민자사업에 투자자로 나서지 않자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생명보험사들이 민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 및 각종 공제회도 투자에 소극적인 상태다.
한편 BTL이란 민간투자자가 학교, 문화 복지시설 등 공공시설을 설계·건설한 뒤 20∼30년간 시설관리, 청소, 경비 등 종합임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로부터 매년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말하며 국내에는 지난 2005년부터 도입됐다. BTO는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직접 운영하는 사업을 뜻한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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