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민자사업 투자 외면..정부 규제완화 나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10 20:37

수정 2009.08.10 20:37



정부가 임대형민자사업(BTL)과 수익형 민자사업(BTO)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참여를 기피하자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규제완화에 나섰다.

10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고 BTL·BTO에서 그동안 민간투자의 제약조건으로 거론된 ‘해지 시 지급금 축소 규제’를 풀기로 했다.

해지 시 지급금 계산식을 종전의 정률법에서 정액법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불가피한 사유로 민자사업을 정부가 해지하게 되면 정부는 이러한 계산식에 맞춰 지급금을 산정할 때 종전보다 20% 정도 증가된 금액을 업체들에 주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완화가 투자열기가 식은 BTL과 BTO시장에 활력을 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지출에 따른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SOC)을 민자사업을 통해 활성화시키려 하지만 시장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갈등만 초래해 왔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SOC재정투자 대비 민자 집행 규모가 지난 2005년 10.8%(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9.3%(7조6000억원)로 급증했지만 실제 효율성 저하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개교날짜가 다가오는 모 학교 BTL사업 현장은 수익률을 놓고 정부와 금융사 간 이견으로 사업 진척이 안되면서 금융(파이낸싱)약정 체결을 뒤로 미룬 채 외상공사로 착공했다.

또 모 건설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BTL사업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가 됐는 데도 2∼3년간 수익률 이견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다.

또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민자사업촉진을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의 특별 융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3000억원 수준밖에 집행되지 않았다.

BTL, BTO를 시장이 외면한 이유는 정부가 낮은 수익률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지난 4∼5월 정부의 해외 투자자설명회(로드쇼)에서 국내 BTO 투자를 의뢰받은 한 해외투자가는 국고채 금리 수준인 낮은 수익률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현재 BTO, BTL관련 정부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국고채5년 금리(8월 7일 기준 4.94%)+100bp(1bp=0.01%포인트)정도다. 그러나 시장은 가산금리가 160∼180bp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자선기관이 아니다”며 “한국 BTL, BTO사업 수익률이 신용이 2배나 높은 선진국보다 절반수준에 불과한데 금융기관이 왜 역마진을 감수해가며 투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은행이 민자사업에 투자자로 나서지 않자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생명보험사들이 민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 및 각종 공제회도 투자에 소극적인 상태다.

한편 BTL이란 민간투자자가 학교, 문화 복지시설 등 공공시설을 설계·건설한 뒤 20∼30년간 시설관리, 청소, 경비 등 종합임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로부터 매년 임대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말하며 국내에는 지난 2005년부터 도입됐다.
BTO는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직접 운영하는 사업을 뜻한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