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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선도국 드러낼 지표 만들자/이구순 기자



정보통신서비스(ICT)가 실제로 국민 삶의 질을 얼마나 높이는지, 통신비가 교통비나 이동시간을 줄여 국민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지표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통신정책위원회 산하 통신인프라·서비스 작업반은 지난 11일 발표한 ‘OECD Communications Outlook2009’ 자료에서 “집전화와 인터넷, 방송이 합쳐진 3종 결합서비스나 이동전화까지 합쳐지는 4종 결합서비스가 통신서비스 가격정책의 주요흐름”이라고 분석하고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선도적인 국가”라고 평가했다.

사실 올 상반기 말 현재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33%는 인터넷TV(IPTV)나 인터넷전화, 이동전화 등 결합상품에 가입해 있다. OECD에서는 이제 막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결합상품이 한국에서는 3가구 중 1가구가 쓸 정도로 대중화됐으니 ICT 흐름의 선도국가로 인정받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OECD는 보고서에서 “결합상품이 늘어나면서 통신서비스업체들의 개별요금을 따로 분리해 내기가 어려워 각각의 요금이 소비자 후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조사지표의 부정확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사실 OECD보고서는 각국 1, 2위 통신업체들의 표준요금을 중심으로 조사하는데 이것으로는 결합상품이나, 같은 통신회사 가입자끼리 요금을 할인해 주는 망내할인 같은 새로운 요금제가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파악할 수 없다.


최근 OECD 조사 보고서를 둘러싸고 국내에서 소비자단체와 이동통신사, 정부가 서로 통신요금이 싸다 비싸다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한국상황을 반영할 정확한 조사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ICT 선진국이란 우리나라도 ICT가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이나 금융·교통산업의 지형을 바꿔가는 방향, 통신요금이 교통비 같은 생활비를 줄이는 효과 같은 조사를 추진하거나 조사에 필요한 지표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순히 ICT 사용자가 많다는 것 뿐 아니라, ICT산업이 경제전반과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세계에 내놓는 것이 ICT 선도국의 위상을 완성하는 정점이 될 것이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