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자 살린다
그간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각종 대책에 소외되기 일쑤였다.
이를 위해 내놓은 카드가 결손 체납세액 탕감책이다. 연간 2400만원 이하를 벌다가 폐업한 영세사업자가 사업이나 취업을 다시 시작할 경우 결손처분(납세의무 소멸)한 사업소득세와 부가가치세에 대해선 500만원까지 납부의무를 면제해 주는 조치다. 지금은 결손처분을 받더라도 5년 이내에 재산이 발견되면 압류 등 체납 처분을 피할 수 없다. 영세자영업자가 한번 폐업하면 회생하기 힘들었던 것도 이런 이유가 컸다.
최근 5년간 500만원 이하 결손처분 개인사업자는 40만명이지만 결손처분된 세금액이 500만원을 넘더라도 500만원까지는 납부 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에 모두 80만명 가량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만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내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세금을 내지 못하면 신용정보기관에 바로 통보하던 제도도 완화된다. 지금은 500만원 이상 체납하면 즉각 통보됐지만, 향후 2년간은 1000만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이런 조치가 시행되면 금융기관 이용에 제약을 받는 인원이 연 45만명에서 7만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세금을 꼬박꼬박 내온 사업자에 대해서는 혜택이 늘어난다. 소규모 성실 사업자에 대한 징수유예기간이 현행 9개월에서 최대 18개월로 늘어나고, 체납 세금 충당순위도 ‘가산금→본세’에서 ‘본세→가산금’으로 바꿔 가산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성실 사업자에 대한 의료비·교육비 공제는 올해 말에 끝날 계획이었지만 2012년 말까지 3년 연장했다. 음식·숙박·소매업에 적용되던 낮은 부가가치세율도 올해 말에서 2011년 말까지 늦춰진다.
■취약계층에 선별적 세제지원
이번 방안에선 저소득 근로자와 농어민을 지원하는 내용이 대거 담겨 있다. 취약계층이 경제가 어려울때 더 큰 타격을 받는 만큼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대표적인 대책이 저소득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 월세 소득공제 도입이다. 부양가족이 있고 총급여 3000만원 이하에 전용면적 85㎡ 이하의 국민주택규모 이하에 살고 있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제액은 월세의 40%로 연간한도는 300만원이다. 최대 월세를 18만원까지 덜 낼 수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일명 만능통장)의 불입액에 대해서도 소득공제가 이뤄진다. 공제액은 불입액의 40%로, 연간 불입액 120만원까지 가능하다. 최대 공제액은 48만원이다.
근로 빈곤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고 실질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되는 근로장려세제(EITC)는 차질없이 진행키로 했다. 추석 전에 근로장려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근로장려금 신청은 총 72만세대, 지원규모는 5600억원이다.
농어민 지원을 위한 각종 비과세·감면제도는 2∼3년 연장된다. 우선 ‘농어가 목돈 마련 저축’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를 2011년 말까지 2년 늦추기로 했다. 이 저축은 연간 144만원 한도에서 기본 이자율 5.5%에 장려금 1.5∼9.6%가 지급되는 것으로, 가입 계좌는 50만개에 이른다.
섬에 사는 주민의 생활용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자가 발전용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와 농어업 대행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도 2012년까지 3년간 일몰이 늦춰진다.
돈 있는 사람들의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소액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해 소액서민금융재단에 대한 금융기관 등의 기부금 손비인정 한도를 소득금액의 5%에서 50%로 늘리기로 했다.
■가업 상속 쉽게 한다
정부는 지난해 세제개편 때 10년 이상 된 중소기업의 가업상속에 대해서는 가업 상속재산의 40%를 100억원 한도로 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좋은 취지의 제도였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가업 상속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피상속인이 생전에 해당기업의 대표이사로서 80%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80%룰’ 때문이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가업상속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대표이사 재직기간 요건을 사업영위기간의 60%이상 또는 상속개시 전 10년 중 8년 이상으로 줄였다.
중소기업 주식에 대해 상속·증여세를 과세할 때 최대주주의 경우 할증평가를 배제하는 것도 올해 말에서 내년 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 제도는 보통 최대주주의 주식 상속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최대주주의 보유 주식에 대해서는 평가액에 10∼15%를 할증 평가해 상속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할증평가 배제 기간이 연장된 만큼 그 기간 내야 할 세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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