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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청소·서빙 로봇..“이젠 상용화!”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02 22:21

수정 2009.09.02 22:21


【부산=정상균기자】 지능형로봇의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지능형로봇은 다양한 모델이 개발됐지만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2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로보월드 2009’ 행사가 이 같은 서비스로봇들의 시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진로봇, 로보테크, 현대로템 등 60여개 국내 로봇업체 및 로봇개발 과제를 수행 중인 국책 연구원들이 상용화 단계에 이른 지능형로봇들을 이번에 대거 선보인 것. 주최 측인 부산시와 로봇산업협회 등은 이번 행사에 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무 지식경제부 로봇 프로그램디렉터(PD)는 “로봇기업들이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새로운 서비스로봇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기술 수준이 상당부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로봇팔의 관절 움직임이 좀 더 유연해지고 로봇에 탑재된 콘텐츠의 반응속도가 빨라지는 등 성능과 지능이 높아졌다는 것. 염영일 포항지능로봇 소장은 “지능형 서비스로봇은 매년 기술과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이 분야에선 일본을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전문기업 로보테크는 ‘라이프케어 로봇’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현재 정부과제로 개발 중인 펭귄 모양의 이 서비스로봇은 맥박, 혈압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 연계된 병원에 보내 건강관리를 해주는 로봇이다. 이 회사 홍영기 상무는 “내년까지 개발을 끝내고 헬스케어 로봇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진로봇이 내놓은 서빙로봇 ‘카페로’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문을 받은 로봇이 손으로 음료 잔을 집어주자 관람객들이 탄성을 쏟아냈다.

특히 이번 행사엔 국책 연구원들이 개발 중인 서비스로봇도 대거 등장, 눈길을 끌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로봇 ‘익투수’를 처음 공개했다. 정식 이름은 ‘생체모방형 수중로봇’. 길이 420㎜의 물고기 모양으로 물속 30m까지 들어가 한 번에 4시간 정도 유영한다. 자율이동하고 자기위치를 인식하는 수준까지 왔다. 개발을 맡은 류영선 생산기술연구원 로봇종합지원센터장은 “수족관의 관상용 로봇은 물론 수중환경 감시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수중 퇴적물을 청소할 수 있는 수중청소로봇 파이로-유원(PIRO-U1)을 공개했다. 사람 100명이 한 달 걸리는 작업을 이 로봇은 1주일 안에 할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또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방재로봇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로템이 내놓은 차량 형태의 화재진압로봇, DRB파텍의 ‘실내 화재진압로봇 ‘파이로(FIRO)-F’, 불이 난 곳에 집어던져 현장을 보는 멜론 크기의 ‘구조자 피난유도로봇’ 등이 그것이다. 이 업체들은 이날 소방방재청, 시·도 소방본부 등 관련기관들에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전시회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경연대회도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로봇 축구경기인 ‘FIRA 챌린지컵’, 전투용 로봇 격투기 대회인 ‘지능형 로봇 워’ , 로봇 만들기 대회 등에 학생, 학부모 등 1000여명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번 행사에선 국내외 185개의 IT기업이 첨단 IT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IT엑스포’도 함께 열리고 있다.
또 10개국 100여명의 해외바이어가 찾아와 기업들과 수출상담회도 갖는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2일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 부산 2009'가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됐다.
동명대 로봇시스템공학과가 개발한 서비스 로봇이 관람객들에게 물컵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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