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남대문시장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추석 물가를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 값이 올라 서민생활에 주름이 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물가가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당부는 시의적절하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수치 자체는 안정권이지만 작년 7월 5.9%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던 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은 수급 조절이나 담합 방지 등을 통해 추석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정부는 향후 물가관리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 올 들어 물가는 사상 유례없는 저금리와 국제유가 급락 등에 힘입어 전반적인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고 금·은·구리 등 원자재 값 역시 꿈틀거리고 있다. 각국이 시장에 경쟁적으로 쏟아낸 풍부한 유동성을 적시에 걷어들이지 못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물가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사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낮게 나타난 것은 기저효과 덕을 봤다. 비교 대상인 작년의 물가가 워낙 크게 오르는 바람에 올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일종의 착시다. 물가 당국은 이에 현혹되지 말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유가와 환율 오름세가 겹치면서 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정책에 대한 신뢰도 그때 무너졌다. 물가가 오르면 가장 큰 피해자는 서민이다. 서민대책 열 개, 스무 개 내놓는 것보다 물가를 잡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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