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보험산업 심포지엄] 국내보험사 해외진출 통해 지속성장기반 갖춰야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29 17:43

수정 2014.11.05 10:52



보험업계가 금융위기 이후 강력해진 감독으로 새로운 경영환경에 놓이게 됐다.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세계 각국의 보험전문가들은 보험업계가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당국자들은 국내 보험사들이 국제회계기준(IFRS), 해외 진출, 소비자신뢰회복 등 3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감독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 이후 보험업 감독 ‘틀’을 전면적으로 바꿔 강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이날 ‘금융위기 이후 경영환경의 변화’라는 세션에서 발표에 나선 더크 슐로흐더마이어 독일보험회사협회 자산관리 총괄본부장은 “최근 미국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각국은 현재의 보험규제 체계가 보험사를 적절히 규제하는지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AIG의 손실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미국은 보험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가장 활발하다.
랄프 테일러 미국 보험감독관협의회(NAIC) 시장규제위원회 부위원장 겸 메릴랜드 보험청장은 세션 발표에서 “주별로 감독하는 현재의 미국 보험감독시스템은 감독의 통일성 부족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기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규제 강화요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미국 오바마 정부는 최근 주 정부나 지방정부의 감독을 받는 약 6000개의 보험사에 대해 연방보험청에서 일괄 감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도 보험업 감독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금융위기 이후 교훈에 대해 “앞으로 보험회사의 핵심업무를 잘 영위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대규 금융위 보험과장도 세션발표에서 “금융위기 이전에는 보험업계에서는 ‘종합금융업무가 최고선’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때문에 보험 고유영역 발전이 지체됐고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시행 직전인 올 7월 말 실손보험 판매건수가 석달 전보다 7배 이상 늘어나는 등 영업쏠림도 심했다”고 지적한 뒤 “보험사 내 영업조직에 언더라이팅(보험평가) 조직이 밀리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시즈하루 구보노 일본생명보험협회 부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며 경쟁과열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은 1980년대 부동산투자 열기를 시작으로 거품경제가 형성됐으며 당시 생보사들은 높은 금리를 무기로 저축형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7개 생보사가 파산하며 일본 생보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IFRS, 해외 진출, 소비자신뢰회복…3대 과제

금융위기를 비켜간 한국 보험업계의 경우 선진국과는 다른 과제가 주어져 있다. 우선 오는 2011년 도입될 IFRS에 적극 대처해야 하고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을 넘어서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보험영업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성 과장은 “IFRS가 시행되면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비상위험준비금 부담이 약 6000억원 이상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당국 입장에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내려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FRS 도입으로 소멸된 계약에 대한 보험사의 비상위험준비금은 법인세 부담이 늘게 됐다. 성 과장은 먼저 “유권해석 검토 결과 IFRS는 소멸된 계약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현재 유효한 계약에는 해당사항이 없다”며 “IFRS의 적용을 받는 소멸된 계약도 세제당국과 협의를 통해 보험사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생보사의 경우 IFRS로 부채적정성 평가 실시에 따른 경영 애로가 발생하는 만큼 일본 등 관련국가들과 긴밀히 공조해 부담을 낮추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제로섬 게임’을 그만하고 해외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 과장은 “최근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과 관련, 국내에서 생손보사 간 다툼이 격해지는 것도 결국 국내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해외 보험시장 확보를 통해서 보험권의 지속성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규모 상으로 삼성생명이 세계 25위지만 아직 해외 진출, 해외 영업 등을 잣대로 봤을 땐 글로벌 보험사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해외 진출 장려 및 향후 외국사의 국내 진출도 환영할 것이며 국내와 해외 보험사들이 필요 시 쌍방간 진출을 활성화해 서로 ‘윈윈’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국회에 제출된 보험업법 개정안 외에도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추진될 전망이다. 성 과장은 “모집원의 이익극대화가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일부 대형 보험 독립대리점(GA)사가 현재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매집행위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별이익제공, 수수료 입찰 행위 등과 관련해 고칠 제도가 있으면 보험업법개정안외 추가로 고치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김규성 차장(팀장), 강두순 김주형 안대규 최순웅(이상 금융부) 안현덕(증권부) 김명지(부동산부) 장경희(산업2부) 유영호(정경부) 기자, 김태호(과기부) 손호준(사회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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