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보험산업 심포지엄] 자본확충·투명성 제고로 글로벌보험사 발판 마련을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29 17:49

수정 2014.11.05 10:52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보험업계 성장을 위한 선결과제는 재무건전성, 투명성, 소비자보호 강화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동시에 업무영역, 자산운용, 진입규제 등 규제 완화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9일 파이낼션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보험업계에 위기와 기회를 모두 줬다면서 향후 보험업계는 발전을 위해선 ‘정체’가 아닌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에 강한 경쟁력 계승·발전해야

이날 ‘새로운 성장 진로의 모색’이라는 세션에 강연자로 나선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세계금융시장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보험산업은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다는 것이다.

위기 이후 새로운 발전 전략도 이번 위기에서 입증된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계승·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영구 금융감독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은 “금융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이 보수적 투자로 효과적인 완충작용을 나타냈던 보험업계 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며 “보험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종합투자회사로의 변모 등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경영위험에 대비하고 해외진출 등을 통한 글로벌 보험회사로의 성장을 위해 상장을 통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며 “상장은 기업 지배구조 및 경영의 투명성 제고효과를 가져와 사회적 신뢰 제고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또 “수년 내에 다수 생보사가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과 투명성 제고로 글로벌 보험회사로 커나갈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월께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권간 벽이 허물어져 수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경영 및 자산운용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금융그룹화에 대한 전략 마련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강 본부장은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 도입 후 4개의 은행지주회사가 설립되었으나 보험지주회사 설립은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재현 상명대 교수는 “대기업 그룹의 경우 금융회사를 처분하지 않고서도 ‘은행 없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한화, 동양, 흥국금융, 메리츠금융 등 비은행금융회사를 거느린 중견 기업집단에서 보험지주회사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삼성 금융계열은 보험 중심으로 은행만 소유하고 있지 않을 뿐 자산규모로는 국내 은행금융그룹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규제완화에 부응하는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도 주문했다. 강 본부장은 “금융권역간 칸막이가 없어지고 있는 지금 생보, 손보업계가 고유영역에 대한 주장보다는 부수 또는 겸영업무에서 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개발해 종합 금융서비스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제시됐다. 클라랜스 윙 스위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보험회사들은 한국 보험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경제가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제조업이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로 인한 연금, 투자형, 건강보험 등 관련 신상품 개발의 증가도 보험사 수익창출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의 재정부담, 퇴직연금의 도입초기, 개인연금의 정체 등을 고려할 때 연금시장은 국내총생산 대비 50% 이상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정체된 적격연금시장과 비적격연금시장의 활성화,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을 자연스럽게 종신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강화통한 리스크 관리 선행

소비자 신뢰회복과 재무건전성 확보,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위한 다양한 리스크 관리 등 규제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는 불완전 판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의 소비자 불만으로 인한 보험산업의 이미지 저하다”며 “허위·과장광고, 설명의무 불이행 등의 행위는 감시·감독을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독립법인 대리점(GA)은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로 은행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하지만 과도한 수수료, 설계사 이직 등 불완전 판매의 요인이 되는 만큼 제대로 된 감독당국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버트 렘페츠이더 뮌헨 리 위험분석 및 조사총괄본부장은 “20세기 독일에서 세 번의 경제위기를 관리했는데 각 위기마다 미래 성장을 위한 분야를 알 수 있는 교훈이 존재한다”며 “경제위기는 보험산업의 위험부담 수용력을 감소시켜 위기를 넘어 성장을 도우려면 보험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

■유경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서강대 경제학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실장 △보험연구원 연구위원(현)

■강영구 금융감독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

△성균관대 경영학 석사 △미국 밴더빌트대 경제학 석사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부국장 △금감원 보험검사2국장 △금감원 보험업서비스본부장(현)

■클라랜스 웡 스위스리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홍콩대 경제학 석사 △스위스리 아시아지역 경제연구 및 컨설팅 대표 △아시아·태평양리스크보험학회(APRIA) 이사회 이사 및 HSBC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스위스리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현)

■호버트 렘페츠이더 뮌헨리 리스크통합관리부 본부장

△뮌헨공대 수학과 졸업 △뮌헨리 뮌헨 본사 및 캐나다 지사 생명보험 상품의 가격결정 및 상품평가 담당 △리스크 모델링 및 가치창조경영 담당 △독일 보험계리인협회 멤버 △뮌헨리 리스크통합관리부 본부장(현)

■김재현 상명대 교수

△조지아주립대 MBA 취득 △템플대 경영학 박사(보험학) △삼성화재 경영기획팀 차장 △보험연구원 부연구위원 △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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