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클릭] GM의 속보이는 유상증자/조영신기자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23 17:15

수정 2009.10.23 17:15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던가. GM에 딱 맞는 말이다.

돈 없다고 했던 그들이 4912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내놨다.

GM대우는 최대주주인 GM이 4912억원 상당의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권을 모두 매입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스즈키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여타 주주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GM은 당초 2500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산업은행이 요구조건(기술소유권 이전,지급보증, GM대우 생산물량 보장, 공동 최고재무관리자(CFO)를 통한 국내 채권단의 경영 참여)을 수용하지 않는 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신주권을 모두 매입했다.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는 GM의 잘못된 경영판단에 따른 만큼 일찌감치 GM이 GM대우 운영자금을 내놨어야 했다.


또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요구조건을 수용했어야만 했다. 산업은행의 요구조건을 일부라도 수용했다면 GM대우가 만신창이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GM이 4912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서 GM대우의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GM은 증자금 전액을 낸 만큼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해 달라고 생떼를 쓸 가능성이 크다.

실제 GM 해외사업부문의 닉 라일리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GM이 GM대우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사업 영역에서 GM대우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을 크게 인정한 사례”라며 “GM대우는 GM의 사업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자신들의 회사에 부족한 자금을 내면서 마치 은혜를 베푼 것 같은 말투다.


어찌됐건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GM의 GM대우 지분은 70.1%로 늘어나게 된다. 반면 산업은행의 지분은 17%로 줄어든다.


지분이 늘어난 만큼 GM의 책임도 크다는 인식을 기대해 본다.

/fn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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