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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New Trend/IT·미디어] 스마트폰 ‘SW 파워’가 곧 경쟁력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3 14:42

수정 2010.01.13 16:33

▲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독자 스마트폰 플랫폼 ‘바다(bada)’ 론칭 행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인 ‘바다 SDK’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이호수 센터장이 “이번 바다 공개로 삼성전자는 보다 많은전 세계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SW) 파워를 키워라.’

연초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최대 격전장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인 구글은 자체 운영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넥서스원’을 내놓고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림(RIM) 등 쟁쟁한 글로벌 휴대폰 메이커에 도전장을 냈다. 구글은 독자 개발한 ‘넥서스원’에 이어 단말기 제조사와 함께 만든 구글 OS폰 ‘안드로이드폰’으로 소프트웨어(SW) 시장도 장악해가고 있다. ‘넥서스원’은 구글이 처음으로 만든 하드웨어(단말기)다.

물론 3세대(3G) 네트워크 접속 문제, 이용자 및 개발자 지원 문제 등이 표출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단말기 제조 경험이 없는 구글이 스마트폰시장에서 무시못할 플레이어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SW다. 스마트폰 경쟁의 주도권이 하드웨어에서 SW로 확장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SW는 확장성과 개방성, 무궁무진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져온다. 애플 앱스토어의 다운로드 횟수가 30억회를 넘어선 것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휴대폰의 기술력에서 SW파워로 이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에코시스템 구축..운영체계 ‘바다’ 론칭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쇼(CES) 2010’을 참관하며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구멍가게가 된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의 10대 경쟁사들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큰 이익을 낸 삼성의 자만을 경계한 말이다. 연간 2억대 넘게 휴대폰을 팔아 세계시장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이 같은 ‘도전과 위기의 시장’이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전략은 스마트폰 SW파워를 높이는 것. 지난해 스마트폰 에코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최대한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독자 스마트폰 OS ‘바다’를 론칭했다. ‘바다’는 순수한 우리말로 개발자들이 개발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바다라는 의미와 사용자에게 무한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의미다.

‘바다’의 완성으로 삼성전자는 ‘콘텐츠 공급-서비스 채널-플랫폼’이라는 세가지 큰 축을 만들었다. ‘바다’와 함께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장터(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트(삼성 모바일 이노베이터) △판매자 지원 사이트(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그것.

삼성전자는 ‘바다’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을 오는 4월께 국내와 유럽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2∼3년 내에 삼성 스마트폰의 절반 정도에 ‘바다’를 탑재한다는 게 목표다.

하드웨어 기술력에 비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선 뒤처진다는 평을 받아온 삼성 입장에선 ‘바다’가 OS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다’는 첨단기능을 지원하는 데다 호환성이 좋아 연간 2억대 규모의 삼성폰 시장과 맞물려 활성화된다면 세계 이동통신사들의 수요도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SW구입비용 절감 등으로 제조단가를 낮추면서 유·무형의 상당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바다’는 웹서비스와 연동해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쉽다는 게 강점이다. 이를테면 휴대폰에 탑재된 지도로 친구의 위치를 찾은 후 주변 정보를 볼 수 있다.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며 게임 중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통화, 메시지 전송, 주소록 등 휴대폰 사용자환경(UI)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쉽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멀티 OS’ 전략을 구사한다. 이를테면 안드로이드(구글), 윈도모바일(마이크로소프트), 리모(개방형 모바일 OS )등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요구하는 OS는 무엇이라도 탑재해 스마트폰을 만들어 주겠다는 것. 삼성전자 이호수 미디어솔루션센터장은 “‘바다’를 통해 보다 많은 전 세계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다는 삼성의 대표적인 모바일 단말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는 인텔의 차세대 모바일기기용 칩셋인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스마트폰(LG GW990)을 최근 선보였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 기조연설에서 인텔 최고경영자(CEO) 폴 오텔리니 사장이 LG스마트폰(LG GW990)을 소개하고 있다.

■LG/인텔·구글·MS와 ‘전략적 동거’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미국 ‘CES 2010’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을 표시했다. 남 부회장은 “애플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구현하지 못하는 기술이 없고 애플이 직접 갖고 있는 기술도 많지 않다”며 “그러나 애플이 강한 이유는 고객이 제품을 한 번 사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고객을 네트워크 속에 가둬 놓는 전략 때문”이라고 했다. 첨단기능 이상의 이용자 경험과 감성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LG폰만의 경쟁력이 없다면 단말시장에선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묻어 있다. 실제로 블랙베리의 림은 출하량이 LG전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더 많다. 스마트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 출하량은 적지만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자체 스마트폰 OS가 없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올해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손잡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모바일과 ‘동거’를 한다. LG전자는 올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은 안드로이드폰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윈도모바일’이 많이 사용되는 지역은 마이크로소프트 OS로, 안드로이드가 주력인 시장은 구글 OS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기술진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LG전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인텔의 ‘무어스타운’ 과 같은 모바일 칩셋을 탑재해 하드웨어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 최초로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한 최고사양의 스마트폰 ‘엑스포(eXpo)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인텔의 차세대 모바일기기용 칩셋인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스마트폰(LG GW990)을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문을 연 애플리케이션 스토어(www.lgapplication.com)를 확장해 콘텐츠 서비스도 강화한다. 1400개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이달 현재 게임, 교육, 금융, 여행, 헬스케어, 영화 트레일러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00여개로 늘었다.

서비스 국가도 호주, 싱가포르에서 유럽,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20여개국으로 늘어났다. 또 기존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기능을 갖춘 휴대폰에서도 다운로드받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가별로 특화된 맞춤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는 등 소비자의 입맞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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