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2010 ‘펀드마을’] “펀드 길∼게 보세요,그럼 정답이 보입니다”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10 16:30

수정 2010.03.10 16:30

국내 증시가 1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상승장을 기대했던 펀드투자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난 펀드가 손실이 줄어들고 원금 회복이나 플러스 수익률이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증시가 시원하게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환매를 해야할지 아니면 펀드 투자는 어떻게 해야할지 선뜻 전략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투자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환매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펀드가 홍어냐? 3년이나 삭히게. 옮겨, 옮겨'라는 자극적인 광고문구도 나온다.

펀드 투자시계에 대한 방향성이 확실치 않은 현상황이지만 국내 대표 펀드매니저들은 지금이 펀드 가입 적기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펀드가입 지금이 적기"

펀드매니저들은 올해 상반기 당분간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 증시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출구 전략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KTB자산운용 최민재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리스 재정 부실, 중국 긴축,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등은 단기적인 증시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과 견고한 기업이익으로 하반기 상승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은 "단계적 출구전략 시행의 부정적 영향을 이미 시장에서 흡수하고 있다"며 펀드가입 적기는 증시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라고 조언했다.

삼성투신운용 권상훈 주식운용3본부장은 "정확한 펀드가입 타이밍을 찾기 보다는 상반기 조정시마다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조정 국면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2·4분기 후반이 가장 적기일 것으로 판단되나 조정 폭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500선 중반이하에서는 언제나 펀드가입 적기"라며 "정확한 저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상반기중에 기간분할 가입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펀드 환매는 늦춰야

펀드 환매 시점은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전망되고 부동산 수익률도 불확실성이 높아 주식이 여전히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의 환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송성엽 본부장은 "환매 후 저점을 정확히 찾아서 재가입할 수 있으면 환매 전략이 옳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연말까지 또는 향후 1∼2년을 놓고 볼 경우 기대수익률이 다른 자산보다 높은 펀드를 굳이 환매할 이유가 없다"며 "환매는 경기가 아주 좋아 더 이상 좋기 어려울 때, 주식시장이 과열되었다고 느꼈을 때, 다른 매력적인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을 때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섣부른 펀드 환매는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뒷북 투자로 연결될 수 있어 후행적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김영찬 주식운용본부장은 "성급한 환매보다는 보다 긴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적립식 투자자라면 섣부른 환매나 불입 중단보다는 좀 더 길게 보고 장기투자 마인드로 접근해야 하며 거치식 투자자의 경우 오히려 조정 시마다 분할 가입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반기 가치주·하반기 성장주 펀드 유망

유망 펀드로는 상반기 가치주 펀드와 하반기 성장주 펀드를 꼽았다.

김영찬 본부장은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성과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올해도 선전할 것"이라며 "대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와 해외펀드의 경우 거대한 내수시장의 정부 부양정책이 기대되는 중국·브라질·러시아 펀드가 올해도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김영일 본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중 적정한 규모 이상이면서 연간 수익률 순위 중상 이상이고 2년 이상의 장기 수익율이 높은 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펀드 매니저들은 펀드 투자를 주식 투자하듯이 성급하게 접근하지 말고 여유자금을 중장기적 시계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송성엽 본부장은 "펀드는 적어도 1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펀드 단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기간의 운용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이 났는지, 회사의 운용철학이 어떤지를 살피고 펀드에 가입해야 실수가 적다"고 말했다.


권상훈 본부장은 "자신의 기대 수익률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자산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식형 펀드에서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목표 수익률을 현실적으로 잡고 길게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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