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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투자포럼] 베트남 내수·동남아 공략위해 ‘동방의 진주’를 탐하라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18 20:23

수정 2010.03.18 20:23

【호찌민=김성원기자】 "'동방의 진주'로 불렸던 호찌민은 자본주의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와 코트라 공동주최로 열린 '2010 베트남투자포럼'에서 이한철 코트라 부사장은 호찌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베트남내 어떤 지역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당시 베트남 무역관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이 부사장은 "수도인 하노이에 비해 소비시장규모가 크고 다양한 산업이 골고루 발전하고 있는 호찌민은 베트남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1945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후 베트남의 호찌민은 30여년간의 공산체제를 거친 뒤 베트남 최대 규모의 경제 중심적인 도시로 변모했다.

특히 호찌민시 인근에는 동나이, 빈즈엉, 바리아, 붕따우 등 외국기업의 투자진출이 많은 여러 공단지역이 반경 200㎞ 내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베트남내에서 가장 큰 상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내·외국인 투자를 강력히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코트라 호찌민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 신남식 센터장은 "호찌민은 베트남 내수시장과 캄보디아, 태국 등 인근 동남아시장을 동시 공략하기에 최적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베트남에는 월마트나 맥도널드 같은 세계적인 체인점이 없다"며 "내수시장 선점효과가 큰 서비스업 및 유통업 중에서 프랜차이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4성급 이상 호텔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공해 유발업종이나 저임 노동력에 극도로 의존하는 업종의 진출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베트남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이 이미 100달러를 넘어섰고 매년 높은 비율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1.5배의 국토를 보유한 베트남은 전체 인구(2008년도 기준) 8820만명 중에서 호찌민 시민이 684만명이다. 하노이의 329만명과 비교하면 두배가 넘는 수치이다.

또한 1인당 국민총생산(GNP)을 보면 호찌민의 지역적 특성은 하노이와 확연하게 구분된다. 두 지역 모두 베트남 국민 1인당 GNP인 1024달러보다는 월등하게 높지만 호찌민은 2534달러를 기록해 하노이의 1931달러와는 비교조차 안된다. 호찌민의 생활수준이 베트남 일반국민보다 3∼4배 웃도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인 체류자 숫자 역시 하노이 및 북부지역에 5315명이 거주하는 반면, 호찌민 및 남부지역에는 약 4만여명이 몰려 살고 있다.

베트남 국민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대단히 강한 편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류 열풍과 LG(가전제품·화장품·생활용품 등), 삼성(가전제품·휴대폰 등), 대우(자동차) 등 주요기업 투자진출 및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위상 등으로 인해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높은 편이다.

현지에서 만난 우리 기업인들 역시 호찌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70년대처럼 개발 붐이 5∼6년 이상 지속되면서 호찌민 곳곳에 건물 및 도로 공사가 진행중이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상전벽해'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베트남 당후이동 기획투자부 차관은 "최대 투자국의 하나인 한국은 아직도 베트남에서 섬유, 신발 등 경공업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각종 소비재는 물론 건축·토목 관련 투자나 기업 진출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국무총리실 응우옌 꿔억 흥 투자국장은 한국의 좋은 '국가 이미지'가 가장 든든한 '사업 요소'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베트남 국민은 기본적으로 한국사람을 좋아한다"고 전제하고 "최근 베트남 여성들 사이에 '피부 미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이 모두가 케이블TV에서 본 한국 여성 탤런트를 따라하기 위한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 케이블TV중 어느 채널을 틀더라도 '한국 드라마'가 나온다. 호찌민 백화점 어디를 가더라도 삼성·LG 제품이 널려 있다.

하지만 호찌민 투자가 성공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아직 불확실성이 엄존하는 저개발국이다.

실제로 현지 파트너와의 우호관계가 깨져 막대한 투자비용을 날릴 위험에 처한 기업도 있었다. 이 회사는 대단위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은행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확보가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추가 투자금을 납입하지 못하게 되자 파트너 회사는 이를 빌미로 계약파기를 선언한 것. 알고보니 파트너의 '배신'은 대상토지 가격이 당초보다 2배나 폭등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지 진출 기업들은 베트남이 위험성보다 가능성이 큰 나라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었다.

신 센터장은 "정치·사회적 안정성, 양질의 저임 노동력 등에서 베트남은 투자환경이 악화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라며 "특히 동남아권에서 가장 빠르게 내수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이를 겨냥한 우리 기업의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사진설명=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와 코트라가 베트남 호찌민 인터컨티넨탈 아시아나사이공호텔에서 공동주최한 '2010 베트남 투자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이 강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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