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시론]

e러닝산업,해외시장 뚫어라/안병수 서울디지털대 교수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가계소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라고 한다. 이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3배에서 10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여러 차례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지적하며 자국의 교육개혁을 주문한 바도 있었으니 이미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은 셈이다.

과열을 우려할 만한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과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은 e러닝이라는 분야의 발전을 가져왔다. e러닝은 컴퓨터와 통신을 활용해 원격지의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학습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하며 사회 전반의 지식, 정보 격차의 해소를 통해 지식사회를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2004년에 우리 정부는 ‘e러닝 산업발전법’을 제정해 e러닝을 산업 차원으로 육성 발전시킴으로써 현재 시장규모는 2조원을 넘을 정도다. 그러나 법제정 초기 두자리 숫자이던 성장률이 6∼7%로 둔화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인터넷TV(IPTV)의 활성화 등 정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미래형 e러닝 산업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더구나 국내 e러닝 기업 중 해외진출 기업은 3.7%에 불과해 현재로는 전형적인 내수산업에 머무르고 있어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규모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e러닝 산업은 그 생산과 소비, 유통에 있어서 제조업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 예로 e러닝 산업은 높은 초기개발 비용 투입 이후에는 학습자가 늘어나더라도 추가되는 운영 비용이나 제작 비용 등의 한계비용이 낮기 때문에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며 동시에 선발자는 후발자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공급이 가능해지는 반면 후발자는 높은 초기 비용을 부담하거나 낮아진 시장가격을 감수해야 하는 등 신규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므로 해외 진출을 통한 수요자 수의 확대가 중요한 성공요소가 된다.

인력 고용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해외로 진출하게 되며 이때 국내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데 비해 e러닝 산업의 경우에는 해외로 진출한 후에도 국내 인력에 의한 솔루션의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가 요청되며 교육 콘텐츠 제작도 국내의 선진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국내 고용증대 효과가 있다.

한편 e러닝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개념이며 e러닝 산업도 이미 국내외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상태다. 미국의 세계적 사이버 대학인 피닉스 대학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학부에서 박사 과정까지의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MIT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이 공개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의 e러닝 산업이 해외 진출을 통해 역량을 축적하지 못할 경우 해외의 e러닝 기업과 안방에서 다투어야 하는 처지에 놓일 형편이다.

대다수의 산업에서 나타나듯이 자국의 시장 규모가 클 경우 당해 산업의 경쟁력을 갖게 되며 이미 20여개에 가까운 사이버대학이 운영되고 있고 수십만명의 초중고교생이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고 있으며 직원 300인 이상의 기업들 중 60% 이상이 e러닝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e러닝 산업에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국내 e러닝 기업들이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정교하고 세심한 해외진출전략의 마련과 장기투자의 여력을 갖지 못하는 점이다.

아울러 계약방식, 콘텐츠나 서비스의 제공방법, 대금결제 등에서 상품의 수출과는 전혀 다른 거래절차와 방법이 해외진출의 장벽이 되고 있다.

국내 e러닝 산업이 해외진출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왕에 마련해 실행중인 지원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지원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규모와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더하여 외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진입의 법적 규제 등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e러닝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만을 기다리거나 국내에서 안주하기보다는 해외진출에 필요한 인력양성 등 자체 역량을 꾸준히 키워나감으로써 기회가 주어졌을 때 놓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