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우주 쓰레기, 대형 풍선으로 치워볼까?

<생과부 화상에 ‘푸른하늘’ 사진 2개 있습니다>

고요한 우주 공간, 파란색 지구를 뒤로하고 거대한 풍선이 하나 떠다닌다. 우주선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알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자세히 살펴보니 풍선 옆에 태양 전지판이 달린 작은 장치가 있다. 특수한 임무를 띠고 우주로 날아온 풍선이라는 의미다. 우주까지 날아온 풍선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우주를 떠다니는 대형 풍선의 정체는 놀랍게도 ‘우주 쓰레기(space junk) 처리 장치’다. 미국 비행선 정비업체인 글로벌에어로스페이스사가 내놓은 이 장치는 가스를 가득 채운 풍선에 우주 쓰레기를 철썩 붙여 지구 대기권 근처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풍선에 붙은 우주 쓰레기가 자연 산화하거나 바다로 안전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지난 8월 초 캐나다에서 열린 ‘천체역학 전문가 학술대회’에서 소개돼 과학자들에게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형 풍선으로 어떻게 우주 쓰레기를 치울 수 있다는 것일까?

‘GOLD(Gossamer Orbit Lowering Device)’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거대한 풍선과 이를 제어하는 기계로 구성된다. 풍선은 얇게 접을 수 있고 이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추가 장치의 무게도 36kg에 불과하다. 로켓이나 우주선에 부착해 우주로 쉽게 내보낼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또 풍선의 재질은 샌드위치를 싸는 포장지보다 얇고 가벼워 아주 작은 양의 가스만 있어도 팽창한다. 덕분에 거의 완벽한 진공 상태인 우주공간에서도 잘 부풀어 오르게 된다. 게다가 풍선은 작은 파편에 부딪혀 여러 개의 구멍이 생겨도 작동할 수 있다.

풍선은 작은 상자에 담아 우주선이나 로켓 상단에 장착된다. 로켓이 궤도를 이탈할 즈음에 풍선은 지름 100m 정도로 커진다.

우주 쓰레기가 많은 저궤도(LEO)로 이동한 이 풍선은 이곳에서 우주 쓰레기를 거둬 들인 후 제어 장치의 도움으로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형 우주 쓰레기는 자연 산화되고, 대형 우주 쓰레기는 바다로 안전하게 내려앉는다. 너무 많은 양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대기로 떨어지면 사고가 생길 수 있으므로 풍선이 내려오는 시간을 조절하기도 한다.

물론 이전에도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제기됐다. 대표적인 것이 ‘레이저 빗자루(laser broom)’와 ‘전자기 밧줄(electromagnetic tether)’, ‘우주 끈끈이(space flypaper)’다. 이들 장치는 주로 우주 쓰레기의 궤도를 변경시켜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게 한다.

우선 레이저 빗자루는 미국 공군이 1990년대부터 추진하고 있는 안으로 지상에서 레이저 빔을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궤도에서 이탈시키는 방법이다. 레이저 빔으로 우주 쓰레기의 일부가 훼손되면 균형을 잃어 궤도가 변경된다는 원리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궤도에서 이탈된 우주 쓰레기들이 다시 충돌해 새로운 파편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미국 테더스언리미티드사가 개발한 전자기 밧줄은 인공위성에 전기력 와이어 장치를 부착해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처리한다. 전기력 와이어가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해 인공위성이 스스로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가게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인공위성에 미리 전자기 밧줄을 부착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어 기존의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GOLD는 새로운 파편을 만들 위험이 적고, 얇게 접을 수 있어 우주로 발사하기 좋다. 또 추가적인 연료 없이도 안정적으로 우주 공간에 떠 있을 수 있어 다른 방법보다 간단하고 저렴하다. 저궤도 지역을 떠다니는 대형 풍선은 오랫동안 쌓인 저궤도의 우주 쓰레기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망가진 인공위성이나 위성에서 떨어진 부품, 인공위성을 쏘는 데 사용된 로켓의 잔해인 우주 쓰레기는 각종 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는 방법을 찾아왔다. GOLD가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길 바라며, 더 좋은 우주 쓰레기 처리법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