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2차례에 걸친 추경예산과 30년 만의 수정예산을 편성했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결과로 우리 경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층은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완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경제나 위기가 오면 서민 등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어렵게 되고 회복과정은 가장 늦다.
내년도 복지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5조1000억원 증가한 86조3000억원이다. 정부 전체 예산안 규모 309조6000억원 가운데 27.9%를 차지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지원 규모와 함께 내용도 중요하다. 정부는 전체 복지예산에서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핵심과제 8개를 선정해 중점 지원하려고 한다. 핵심과제는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과제를 생애단계(life cycle)와 취약계층에 따라 선정했다. 생애단계별로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보육, 아동안전, 교육, 주거·의료 부문과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다문화가족 등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한다. 여기에는 모두 32조1000억원이 투입된다.
서민희망 8대 과제 중에서도 지난 9월 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된 3가지 과제는 이번 서민희망 예산안을 가장 잘 대표한다.
첫째, 보육만큼은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한다. 어린이집에 만 0∼5세 아이를 보내는 보육가정의 70%는 보육비용 걱정이 없도록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맞벌이가구에 대한 무상보육 지원대상도 확대한다. 서민의 보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점에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전문계 고등학생에게 교육비를 전액 지원한다. 일반고에 비해 전문계고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우수한 학생들이 전문계고에 진학할 수 있고 이들이 취업해 중산층 이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교육희망 사다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전문계고 활성화는 청년실업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다문화가족은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고 결혼이민자의 직업 교육과 취업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많은 결혼이민자들이 취업능력이 낮은 저소득층 여성이고 자녀의 교육여건도 취약하다. 다문화가족은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의 0.7% 수준이나 2050년에는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중요하다.
서민희망 예산안은 포퓰리즘적 지원과 다르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고취해 일을 통한 자립이 가능하도록 일자리 제공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무차별적인 지원이 아니라 소득수준을 고려해 취약계층 위주로 선정하고, 지원 여부를 검토할 때 건전재정 측면에서 수용가능성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
정부는 서민희망 예산안에 소요되는 재원을 경기회복에 따른 세입 증가,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다.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상에도 관련 소요를 충분히 반영했다. 늦어도 2014년까지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초반으로 개선할 계획이므로 중장기 재정건전성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정부가 고심해서 만든 8대 핵심과제와 서민희망 예산안을 통해 서민들의 애로사항이 상당 부분 해결되어 보다 공정하고 희망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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