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배추 요즘 같아선 ‘효자’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10 14:20

수정 2010.10.10 14:56

“중국산이라 하면 거부반응이 있었는데 요즘 같아선 중국산 배추가 효자 같아요.” 10일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중국산 배추를 사러 나온 나온 50대 윤숙희씨(여)의 말이다.

1만원 이상까지 오른 국내산 배추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포기당 2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중국산 배추가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서민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0까지 이틀간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는 문을 여는 오전 9시 이전부터 1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 사람당 배추 한 망(세 포기)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며느리, 손자까지 대동하고 나온 할머니도 있었다.

이 할머니는 “동네서 조그마한 한식당을 하고 있다”며 “매일 손님상에 김치를 올려야 하는데 배추 때문에 허리가 휠 정도라서 중국산 배추를 사러 여기까지 오게됐다”고 털어놨다.

서울역점은 판매를 시작한지 15분도 안돼 준비한 630여포기 중 절반 이상이 팔려나갔다.
그 후 50분 정도가 지나자 나머지 물량도 모두 동이 났다.

롯데마트는 중국산 배추가 좋은 반응을 얻자 10만포기(약 200톤)를 추가로 수입해 15일부터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우영문 롯데마트 채소팀장은 “매장 오픈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등 의외로 반응이 괜찮아 수입물량을 확대키로 했다”며 “국내 배추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추가적으로 수입해 전국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이어 중국산 배추 판매에 나선 이마트도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했다. 이마트는 9일 서울·수도권지역 65개점에서 내놓은 4000포기 중 2500포기가 팔렸다. 10일에는 35개점에서 6000포기의 중국산 배추를 선보였다.

이마트 용산역점에서는 총 300포기를 준비했는데 9일 하루만 200포기가 판매됐다. 포기 당 가격은 롯데마트보다 200원 저렴한 2300원이다.

용산역점의 배추 판매직원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산 배추 판매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는 않았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추를 사간 사람들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슈퍼는 중국산 배추 판매에 대해 전단광고 등을 일제 하지 않았지만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관심을 보였다. 롯데슈퍼 행당점은 롯데마트처럼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을 보이진 않았지만 중국산 배추를 사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이곳에서는 총 150포기를 판매했다.

한편 배추뿐 아니라 양배추, 무, 대파 등 다른 야채 가격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일단 ‘채소 할인전’을 일제히 벌이고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서는 오는 13일까지 각각 채소류를 최대 38.5%, 30%, 60%까지 할인 판매한다.


특히 문 닫는 시간 즘에 대형마트를 방문하면 재고 처분을 위해 할인하는 경우가 많아 잘만 고르면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지금의 배추대란보다 더 걱정이 되는 것이 내달 중순부터 있을 김장철이다.
올해는 잦은 비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보통 9월 초·중순에 있었을 배추 모종시기가 늦어져 대형마트 바이어들은 예년보다 1∼2주 늦은 11월 말 이후에 김장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happyny777@fnnews.com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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