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신공항 와글와글’ 참 보기 흉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28 16:54

수정 2014.11.06 23:42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백지화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해당 지자체는 물론 한나라당 전체가 벌집을 쑤셔놓은듯 야단이다. 지자체는 이제 와서 백지화가 웬 말이냐 불만이고 한나라당은 영남권에서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난리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신공항은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건설해서도 안 되고 한나라당의 선거 승리에 보탬이 되려고 건설해서도 안 된다. 신공항은 오직 경제성 위주로만 검토돼야한다. 경제성이 탁월하면 추진하고 떨어지면 다른 대안을 찾는 게 순리다. 이 외의 다른 무엇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어떤 경위로 신공항 선거공약이 탄생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이 지역의 맹주임을 자처하는 한나라당이 다분히 선거 포퓰리즘에 휘둘렸던 것만은 사실이다. 뒤늦게 전문가들을 동원, 정밀 검토를 해보니 신공항 불필요론이 더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건설 후보지로 압축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모두 신기루를 좇은 꼴이 됐다.

국토해양부는 81명으로 구성된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의 인재 풀에서 전문가팀 27명을 추려 별도로 평가단을 구성했다. 3개 분야 9명씩으로 구성된 이 평가단은 타당성 및 입지조사가 포함된 용역 결과를 검토하고 지자체 의견까지 청취한다. 오는 30일 최종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공항 불필요론은 이미 2009년의 용역결과 보고서에서 가덕도와 밀양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을 때 제기된 바 있다. 두 곳 모두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경제적 타당성을 충족하는 1에 못미치는 0.7과 0.73이란 점수를 받았었다.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면 지자체는 촛불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다. 한나라당은 김해을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패배를 겁낸다.
이명박 정부의 조기 레임덕까지 거론한다. 그러나 지자체나 정치권은 일단 평가단의 결론을 잘 들어야 한다.
선거 포퓰리즘에 쫓긴 공약 사업 강행이 얼마나 큰 폐단을 남기는지를 염두에 두면서 말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