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현대건설 인수 성공 보은인사?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17 17:31

수정 2014.11.06 21:15

현대차그룹이 최근 단행한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현대건설 인수 성공에 따른 '공신인사'로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사가 향후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면서 이들 공신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현대엠코 사장에 건축본부장 정수현 부사장을 발령했다. 정 신임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사실상 확정한 지난 1월 현대엠코 건설본부장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입사 넉 달 만에 CEO 자리에 오른 셈이다.

정 신임 사장은 지난 1975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2009년 초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을 끝으로 현대건설을 떠난 이후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인수단장이었던 김창희 현대엠코 부회장이 현대건설 대표이사(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정보를 총괄한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부사장도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현대건설 인수팀장이었던 조위건 현대엠코 사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이 와중에 정 사장이 그룹에 영입된 지 4개월 만에 CEO로 승진하면서 그의 존재감에 주위는 새삼 놀라는 눈치다.

김 부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의 '드러난 공신'이었다면 정 사장은 '숨겨진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들 공신이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CEO에 나란히 오르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현대건설과 현대엠코를 중장기적으로 합병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이 합병과 관련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사장은 현대엠코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의 대등한 합병을 위해선 현대엠코의 외형확대가 시급한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엠코의 플랜트 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 분야에서 현대건설과의 활발한 협력이 예상된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 그룹 내 역할확대에 나설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차그룹의 재무통이자 정몽구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이정대 부회장이 현대건설 비상무 이사로 선임된 점도 이 같은 추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yoon@fnnews.com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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