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 회장은 폐수 정화시설 공사현장을 오래 지켜봤다. 김 회장은 공사건설을 책임지는 이석순 본부장에게 "해외에서도 모범이 되고 성공적인 친환경 '그린 팩토리'로 만들기 위해선 폐수처리장 공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오염물질을 최대한 줄이는 설계와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곳은 세아상역이 짓고 있는 편직·염색공장. 부지 규모(70㏊)는 우리나라 반월공단 크기와 맞먹는다. 단순히 한두 개 봉제공장을 짓는 수준의 공사가 아니다. 의류 원료가 되는 원단 생산동은 물론 염색공장과 자체 발전소, 기숙사, 정수장, 폐수정화시설까지 짓는 대규모 편직·염색공단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오는 2015년까지 총 2억달러를 투자한다. 국내 섬유업계 최대 해외투자다.
자수성가로 세아상역을 세계 최대 의류생산업체로 키워낸 김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염색·편직공장을 비롯, 지진 피해가 컸던 아이티에서 미국 국무부 등과 조성 중인 대규모 섬유공단 등 김 회장의 투자는 거침이 없다.
■세아, 인니 최대 원단공장 건설
하루 앞선 지난 24일 기자가 이곳을 찾았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검게 탄 수백여명의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공사에 열중했다. 오는 10월 완공이 목표다. 법인명은 윈텍스타일(Wintextile) 공장.
현재 공사 공정률은 60% 정도로 주요 공장 골조는 이미 올렸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염색공장이 들어서는 만큼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 공사 비용이 30% 정도 더 늘었다. 유해물질 및 독성이 있는 화공약품 30∼40%를 줄이는 친환경공법으로 짓기 때문이다.
이석순 윈텍스타일 본부장은 "이 공장을 완공하면 세아상역은 국내 섬유업계 최초로 일관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가 한국 섬유기업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아상역 입장에선 일관 생산체계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단순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브랜드 옷을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원단 생산-염색-가공-봉제(완제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 이 공장은 하루 260t의 원단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춘다. 하루에 티셔츠 약 7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양. 이렇게 되면 연간 6억달러 이상의 신규 매출이 기대된다. 5000명 이상의 현지 고용유발효과도 있다.
■한세, 신원도 공장 증설 한창
자원부국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섬유기업들이 글로벌 전진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한세실업과 신원도 대표적이다.
기자가 찾은 자카르타 인근 카벤공단 내 한세실업 우타마 공장은 최대 호황이다. 유남실 법인장은 "최근에 주문물량이 늘어 일손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을 맞고 있다"며 "바이어들이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품질에 아주 만족해한다"고 했다. 한세실업은 자카르타 인근 카라왕 지역에 새공장 부지를 찾고 있다.
신원도 인도네시아에서 두 개의 의류 생산공장을 풀가동 중이다.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65㎞ 떨어진 카라왕 공장에선 유럽, 미국에 수출하는 스웨터 생산이 한창이다. 니트류 등 일반 의류보다 손이 많이 가는 스웨터 공장으론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다.
양태종 법인장은 "현지 마케팅 성과도 좋아 이곳에서 연간 3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바이어 직접 주문을 수주하고 있는데 내년엔 총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인도네시아에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원은 최근 인근에 니트의류 생산공장을 인수, 이곳에 생산라인을 더 확장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사진설명=세아상역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푸르와카르타에 대규모 편직·염색공장(패브릭 밀·Fabric Mill)을 짓고 있다. 부지(70㏊)가 우리나라 반월공단 크기와 맞먹는다. 오는 2015년까지 2억달러를 투자하는 이곳은 인도네시아에선 최대 규모 편직·염색공장이다. 이석순 본부장이 골조공사가 끝난 생산동과 폐수처리장 등 건설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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