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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도 분열로 치닫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10 05:10

수정 2014.11.05 15:50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저금리 기조 정책시행 기한을 명시하면서 내부 분열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미 의회가 재정적자 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열양상을 보인데 이어 FRB마저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지역연방은행 총재 3명이 기한 설정에 강력히 반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책시한을 2013년 중반으로 못박으면서 경제전망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비판했다.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나라야나 코첼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등 3명은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이라는 이전 문구 대신 시한을 못박는 것에 강력히 반대했다.

FOMC 회의에서 위원 3명이 동시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경제의 마에스트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FRB를 이끌었던 199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시한에 명시하는 의견에 동의하는 위원 7명을 통해 성명을 통과시켰다.

성명은 "FOMC는 앞으로 수분기 동안 회복세가 이전 회의(6월) 전망에 비해 일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실업률 하락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무엇보다 경기 전망 하강 위험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경기회복 전망을 높이기 위해 동원가능한 정책수단에 대해 논의했고, 이를 시행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혀 2차 추가양적완화(QE2)에 이은 QE3 시행이나 채권 보유기간 연장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FRB는 2008년 이후 정책금리인 콜금리 목표치를 0~0.25%로 설정해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

물가와 관련해 성명은 대부분 위원들이 물가상승률은 앞으로 수분기 동안 FRB의 암묵적 정책상한선인 2% 이하에서 움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둔화, 노동시장 왜곡 위험도 이전보다 악화했다고 FOMC는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FRB내 매파는 경기하강 위험보다는 지속적인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위험이 더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FOMC가 제로금리 정책 시한을 명시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평가가 엇갈렸다.

JP모건 체이스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글래스먼은 더 오랫동안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FRB의 의도가 더 명확히 전달됐고,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더 높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내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내로프 사장은 "FRB는 우울한 경기전망을 말하고 있다.

금리도 2년동안 묶어두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금껏 봐왔던 것 중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파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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