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외국인 140만명 시대,이민청 있어야

국내 체류 외국인이 약 142만명(9월 말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인구의 3%에 근접한 숫자다. 외국인 근로자가 60만명으로 가장 많고 결혼이민자-유학생 순이다. 지금 추세라면 외국인 체류자 비율은 오는 2020년 5%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순수혈통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이다. 이제 우리도 이민 정책을 총괄할 이민법을 제정하고 이민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이민의 필요성은 도처에 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많은 중소기업은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공장을 돌리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고학력 한국 청년들이 3D 업종을 외면하는 동안 그 공백을 조선족과 중국·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

이민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변수다. 저출산·고령화는 필연적으로 경제 활력을 저하시킨다. 지금과 같은 보육·교육 시스템 아래서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기댈 곳은 외부 충원 즉 이민밖에 없다. 외국인 근로자·유학생들에 대한 비자·영주권 발급 조건을 완화하는 것은 우리의 정책 의지에 달렸다.

이웃 일본은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나라다. 까다로운 이민 정책을 가진 일본이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 빠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반면 홍콩·싱가포르와 영국은 개방적인 이민 정책으로 경제에 활력을 보충한 본보기로 꼽힌다.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외국인 혐오증이나 소극적인 태도로는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병폐를 예방할 수 없다.

이민의 부작용도 분명 있다. 유럽 여러 나라가 겪는 인종·종교 갈등, 이민 2·3세의 고실업과 그로 인한 사회불안 등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 역시 이민청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 이민 관련 정책은 재정·법무·고용부 등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다. 이를 한 군데로 모아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 이민청 신설은 이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