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민속의날→설날'의 웃지 못할 변천사

음력 설날(구정)의 공휴일에 대한 불필요성과 양력설(신정)을 강조한 만화(1981년, CER0000001)
음력 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기 위해 기차역 매표소를 가득채운 사람들의 모습(1968년, CET0096673)




서울시가 주최하고 각 신문사 및 통신사가 후원한 '제1회 연날리기 대회'(1956년, CET0046915(06-1)
음력 설날을 맞아 호남선 열차를 타기 위해 승차권을 확인받는 광경(1971년, CET0097625)




설날이 민족 대명절로 온전히 자리 잡은 것은 불과 20여 년 전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 음력 설날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풍습으로 간주됐으며, 공휴일로 인정받지 못했다. 민족의 명절인 설날은 광복 이후 1954년에 국민 휴업을 금지하는 음력설(구정)로 강등됐다가 지난 85년 대통령으로 '민속의 날'로 지정된 이후 89년에 설날로 다시 제 모습을 찾았다.

웃지 못할 설날의 변천사는 국가기록원이 광복 이후 현재까지 설날에 대한 인식 변화와 명절 풍경을 담은 기록물을 공개한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지난 19일부터 국가기록원이 서비스에 들어간 설날 관련 국가기록물은 문서 12건, 간행물 1건, 사진 20건, 동영상 4건, 서울시립대 박물관 자료 2건 등 총 39건이다.

22일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1949년, 대통령령 제124호)은 양력 1월 1일, 2일, 3일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음력 설날은 홀대를 받았는데, 주된 이유는 이중과세(이중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일) 방지였다. '음력 과세방지에 관한 건'(1954년)은 음력 설날에 공공기관의 정상적 업무 추진과 국민들의 휴업 금지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1985년, 대통령령 제11615호)은 음력 설날을 '민속의 날'로 지정하고 하루를 공휴일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속의 날'은 "전통 민속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경효사상"을 고양시킨다는 이유로 마련됐다.

그리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중 개정령'(1989년, 대통령령 제12616호)은 '민속의 날'을 '설날'로 변경시키고 연휴를 사흘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설날은 추석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로 자리 잡게 됐다. 양력설은 사흘에서 이틀로 축소됐다.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사진과 동영상은 지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설날의 다양한 풍경을 전한다.

설날 서울역·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 고향을 향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 선물 보따리를 손에 쥐고 열차·버스를 기다리는 얼굴, 세배·널뛰기·윷놀이·연날리기·제기차기 등 고향의 명절 풍속, 설빔으로 가득찬 시장과 설음식을 준비하는 정겨운 장면도 눈에 띈다.

송귀근 국가기록원장은 "우리의 대명절 설날을 맞아, 다양한 기록을 통해 가족과 이웃이 함께 해왔던 설 명절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