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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시장, 무선랜 다시 뜬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30 17:32

수정 2012.01.30 17:32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무선랜(Wi-Fi)이 중요한 통신수단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동통신망의 속도를 보완하는 틈새통신망으로 시작된 무선랜이 이제 방송·통신 시장의 주력통신망으로 부상해 통신사업자들에는 주력 이동통신망을 보완하는 기술로, 방송사업자들이나 제조사들에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내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 사업자들이 무선랜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랜은 통신사업자들에게 기존 이동통신망에서 넘쳐나는 수요를 적절히 공유하는 요소로, 케이블TV사업자(SO)와 같은 방송사업자들의 경우 고객 유치를 위한 수단으로 무선랜이 적극 활용되는 것이다.

 ■통신사, 무선랜 구축 빛 보나

 3세대(3G)나 4세대(4G)롱텀에볼루션(LTE) 망에서도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지만 속도나 용량 그리고 커버리지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무선랜이 크게 도움된다.

 무선랜은 통신사업자들에게 이동통신망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LTE 시대에는 무제한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동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무선랜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무선랜용으로 각각 19만개, 9만개의 무선접속장치(AP)를 설치했다. 자사 휴대폰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무선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기존 AP의 질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LG U +는 LTE와 무선랜을 결합해 '올 IP(All IP)'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100Mbps 초고속 무선랜 네트워크인 ACN(AP Centric Network)을 적극 구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250만개의 AP를 설치했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SO들은 통신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무선랜 구축작업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서비스권역 내에서 가입자에게 무료로 무선랜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부 SO만 제공할 뿐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ICT업계, 무선랜전략 '똬리'

 미국에서는 한동안 지자체를 중심으로 무선랜 구축사업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SO들을 중심으로 무선랜이 재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트하우스네트워크는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 2000개 이상 AP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무선랜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핫스팟 4000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도 이동통신망의 포화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SO들이 무선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브로드컴이 '5G 와이파이'로 불린 새로운 무선랜 버전을 발표했다. 기존 무선랜 규격에 비해 3배 이상 빠른 속도가 가장 큰 특징이다. 하나의 AP가 수용할 수 있는 기기 수가 늘어나고 무엇보다 커버리지도 40% 넓어졌다. AP와 1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50Mbps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LG전자를 비롯해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제조사와 컴캐스트 같은 SO들과 협력하기로 했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도 생전 미국 전역에 무선랜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을 통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 애플은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고자세가 싫어 스스로 무선랜 망을 구축, 이동통신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애플은 현재 자사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에 무선랜 기능을 적극적으로 넣고 있으며 5세대(5G) 와이파이도 올해 안에 자사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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