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12 동남아시아 포럼] "문화 유사성·지리적 접근성 좋아 한국엔 좋은 사업 파트너 될 것"

남형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22 17:29

수정 2012.03.22 17:29

[2012 동남아시아 포럼] "문화 유사성·지리적 접근성 좋아 한국엔 좋은 사업 파트너 될 것"

【 마닐라(필리핀)=남형도 기자】 "타갈로그어 'Dalli Dalli(달리 달리)'는 한국어로 '빨리빨리'란 뜻입니다. 두 나라의 단어가 상당히 비슷하죠."

2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2 동남아시아 포럼'에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국과 필리핀의 문화적 유사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협력 대상으로서 필리핀이 한국에 왜 중요한지 알리는 자리에서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경제협력 동반자로서 두 나라의 가능성을 설명하며, 앞으로 더욱더 협력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사에서 한진현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한·필리핀 간 무역규모가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투자부문에서도 한국은 필리핀의 4번째 투자국"이라면서 "한국 기업들이 제조업뿐 아니라 전력,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도 참여해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나날이 긴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실장은 "경제협력이 관광 분야에서도 확대돼 지난해 74만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약 30만명의 필리핀인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양국의 협력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


또 "지난해 2억달러 규모의 투자협력 성과를 거뒀지만 필리핀의 잠재력, 양국 간 경제협력 가능성을 비춰볼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투자지로서 필리핀의 매력이 재발견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 실장에 이어 기조연설을 맡은 최 전 장관은 필리핀 주재대사를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이 한국에 중요한 이유'를 △언어 등 문화적 유사성 △혈연관계 △경제적 상호 보완성 △지리적 접근성 등 4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한·필리핀의 언어 등 문화가 서로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 전 장관은 "필리핀 주재대사를 하며 놀랐던 점은 타갈로그어와 한국어 모두 '아낙' '사리(살이)' 등 유사한 단어가 많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리핀인들은 가족을 우선시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데 한국인들도 그렇다"면서 문화 전반에서 두 나라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과거 한국전쟁 때 필리핀이 한국에 파병한 역사를 소개하며 두 나라의 끈끈한 '정'을 들기도 했다. 최 전 장관은 "지난해 아키노 대통령은 '한국이 문제가 생기면 군대를 보낼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면서 "한국 사람들도 과거 파병된 필리핀 군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 동남아시아 포럼'이 2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샹그릴라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코트라(KOTRA)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참석자들이 강연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예병정 기자
'2012 동남아시아 포럼'이 2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샹그릴라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코트라(KOTRA)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참석자들이 강연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예병정 기자


또 두 나라가 경제협력에서 상호보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기 좋다고 최 전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은 기후가 좋고 자원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개발도가 낮아 한국엔 좋은 사업의 기회"라면서 "한국의 발전된 산업과 필리핀의 경제적 잠재력은 강력한 조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전 장관은 "마닐라에서 부산까지 바다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일이면 충분하다"면서 "이 같은 지리적 접근성이 두 나라의 협력에 중요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한국기업 투자에 필리핀이 유리한 이유에 대해 "필리핀은 1억명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좋은 시장이며 구리, 니켈, 금 등 자연자원과 풍력, 바이오매스 등 가용 신재생에너지도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0개 이상의 정규 대학과 영어를 사용하는 265만명의 대학생 등 풍부하고 우수한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골드만삭스는 이런 필리핀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사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 '넥스트 일레븐'(NEXT 11)으로 지목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재호 농림수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도 축사를 통해 "두 나라는 영농복합산업단지(MIC) 사업 실행을 추진, 지난해 11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낸 바 있다"면서 앞으로 두 나라가 더욱더 긴밀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humaned@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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